꾸벅꾸벅 출퇴근길… 안전띠는 좌석아래 쿨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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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4월의 주제는 ‘안전’]<61>광역버스 안 당신의 모습은
고속도 진입 방송에도 “귀찮아”… 50명 중 안전띠 착용 한두명뿐

고속도로 진입 전 마지막 정류장을 지나자 달리는 버스 안에서 ‘안전벨트를 매라’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안내방송에도 출근길 버스를 가득 메운 승객 중 벨트를 매려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부족한 잠을 채우고 있었다. 1일 오전 7시경 취재팀이 탄 9401번 광역버스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출발해 서울 중구로 가는 1시간여 내내 비슷한 모습이었다. 타고 내리는 승객 수십 명 가운데 안전벨트를 맨 승객은 50대 여성 승객 단 1명이었다.

취재팀은 ‘안전’을 주제로 한 4월을 맞아 바쁜 출퇴근길 직장인들이 애용하는 광역버스의 안전벨트 착용 실태를 점검했다. 다수의 승객이 장시간 타는 광역버스에서 안전벨트를 매는 건 승용차를 탔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요하지만 그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귀찮아서’ ‘버스는 워낙 크니까 사고가 나도 괜찮겠지’라는 잘못된 판단이 이런 위험한 장면을 낳고 있다.

최근 출퇴근 시간대 취재팀이 확인한 서울∼경기 광역버스 탑승 승객들의 안전벨트 착용 실태는 모두 ‘낙제점’에 가까웠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됐다는 안전의식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틀간 1시간씩 탑승한 버스 3대에서 본 150여 명의 승객 중 안전벨트를 맨 승객은 5명이었다.

버스는 승용차보다 무게중심이 높아 전복 사고 위험도가 훨씬 높다. 이런 사고가 나면 공간이 넓은 버스에선 승객이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유리창이나 바닥에 부딪혀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위험을 막는 길은 안전벨트 착용뿐이다.

단속 규정도 있지만 바쁜 출퇴근 시간대에 경찰이 버스를 세워 승객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운전사에게 범칙금 3만 원을 부과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결국 시민 각자의 안전의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하승우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수는 “버스 사고가 나도 ‘앞좌석이 보호해 주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에 안전벨트를 매는 걸 소홀히 하곤 한다”며 “막상 사고가 나면 피해가 크다는 위험성을 생각해 광역버스에선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임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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