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에 사지 연장도 했으니 모르겠지?” 5억 절도범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0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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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악수술에 사지 연장수술도 받았는데 설마 나를 단번에 알아볼 수는 없겠지?”

절도 등 전과 18범인 이모 씨(35)는 3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2011년 2월 출소한 뒤 수도권의 한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3000여만 원을 들여 키를 6cm 정도 늘리는 사지 연장수술을 받아 1년여 동안 몸에 고정 기구를 차고 휠체어 신세를 졌다. 이 씨는 키가 164cm로 왜소한 편이어서 평소 콤플렉스를 느껴왔다. 또 범행 장소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찍히면 경찰의 용의선상에 올라 쉽게 검거되곤 했다.

지난해 4월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게 되자 이 씨는 가발을 쓴 채 범행을 재개했다. 부유층이 사는 전국 아파트를 돌며 고성능 전동 드릴을 이용해 출입문 잠금장치 옆에 구멍을 뚫어 문을 열고 침입하는 수법으로 같은 해 12월까지 87차례에 걸쳐 5억3000만 원이 넘는 현금과 귀금속 등을 훔쳤다. 이 씨는 훔친 금품으로 1억 원이 넘는 외제차와 명품시계 등을 사는 등 호화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이 씨의 범행은 오래가지 않았다. 금품 도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인천 남부경찰서는 이 씨가 범행 기간을 전후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이 씨를 붙잡아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아 30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했지만 CCTV에 찍힌 이 씨의 키나 얼굴 등이 예전과 많이 달라 수사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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