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직원, 감사원 간부 성접대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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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40만원 고급요정 예약-동석… 국세청 간부 성매매 모텔 등 압수수색

서울 강남의 한 모텔에서 성매수를 하다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힌 감사원 공무원들이 1차 술자리인 고급 요정에서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들과 동석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전 관계자들이 감사원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저녁 식사와 성접대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한전 김모 차장과 한전 계열사인 한전병원 주모 부장은 19일 감사원 감찰담당관실 김모 과장(4급), 김모 사무관(5급)과 함께 요정 형태로 운영되는 강남구 D한정식집에서 만났다. 주 부장은 과거 한전 감사실에 근무하면서 감사원 감찰부서 직원들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공무원들은 저녁식사 가격이 한 명당 최소 40만 원에 이르는 이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뒤 여종업원 2명을 인근 모텔에서 만나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 공무원들은 여성가족부와 합동 단속에 나선 경찰에 적발돼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한전 직원들이 접대 명목으로 감사원 공무원들의 저녁 식사와 성매매 비용을 치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식당 예약자가 한전 직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별도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한전 측은 “우리 직원 2명이 감사원 직원들과 사건 당일 동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식사만 함께했고 성매매 현장에는 같이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식사 자리에 동석한 한전 직원들을 소환해 모임의 의도를 확인하고 식사비를 지불한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 직원들은 “주 부장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만난 자리였다. 저녁 식사만 함께했을 뿐이며 식사비용도 십시일반 냈기 때문에 대가성은 없다”며 성접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요정 측이 제출한 거래 장부를 분석했지만 이들이 식사비용을 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3자가 냈거나 외상으로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경찰은 이와 별도로 국세청 간부 2명이 성매매 한 유흥업소와 모텔을 16일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소의 카드전표와 장부 등을 확보한 경찰은 대가성 접대 명목으로 동석한 사람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로는 동석자가 파악되지 않아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박성진 기자
#한전#감사원#성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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