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예술창작센터에 아카데미 신설, 5월 젊은 공연가 모집… 해외연수도
‘기예+테마’ 아트서커스 2017년 첫선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스웨덴 서커스예술단체 ‘서커스 시르셰르’ 단원이 워크숍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단’ 공연 가운데 ‘바레카이’의 한 장면.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한국판 ‘태양의 서커스’를 만든다. 올해부터 전문 공연 인력을 양성하고 이를 토대로 2017년에 대형 아트서커스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침체된 국내 서커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시작은 다음 달 말 문을 여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다. 광진구 구의취수장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이 센터에 ‘서커스 아카데미’가 신설된다. 서커스에 관심이 있는 젊은 공연가를 전문적으로 교육해 국내 서커스산업을 이끌 인재로 키우겠다는 것.
시는 서커스의 상품성에 주목하는 한편 다양한 활용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미 유럽이나 미주에서는 서커스를 통한 교육·문화사업이 활발하고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작품도 많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도 익숙한 ‘태양의 서커스’가 있다. 이는 1981년 캐나다의 거리 예술가들이 퀘벡 주의 사업 공모에 당선돼 작은 공연을 펼친 것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연매출 1억 달러(약 1100억 원)가 넘는 거대 문화기업이 됐다. 시는 이를 벤치마킹해 서울형 아트서커스를 만들 계획이다.
조동희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팀장은 “국내에는 동춘서커스와 태양의 서커스 정도가 익숙한데 두 서커스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춘서커스는 개별 기예가 옴니버스로 펼쳐지지만 태양의 서커스는 일정한 테마 아래 이야기가 연결되는 아트서커스”라며 “서울형 서커스는 이 둘의 중간점을 파고들어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커스 육성 계획은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서커스 아카데미를 통한 공연가 양성 △사회적 서커스 제작 △아트서커스 제작이다. 우선 시는 5월 서커스 아카데미 수강생을 처음 모집한다. 올해 모두 20명을 뽑아 해외 서커스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프랑스 국립서커스예술센터로 건너가 한 달 동안 현지 프로그램을 이수한다. 해외 연수까지 포함돼 있지만 수강료는 무료로 책정될 예정이며, 교육을 마친 수강생은 향후 시가 만드는 작품에 우선 투입된다. 사실상 ‘시립 서커스단’이 탄생하는 셈이다.
사회적 서커스는 연말 시범공연에 나선다. 사회적 서커스는 상업적 용도가 아니라 교육 및 문화 나눔 차원에서 펼쳐진다. 피에로 저글링 마술 등 시민이 친근하게 즐길 수 있는 서커스를 만들어 공원과 광장, 재래시장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대규모 아트서커스는 내년 예술감독을 선정하고 기획 작업을 거쳐 이르면 2017년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시는 서커스 육성사업에 올해 2억5000만 원을 투입한다. 내달 23∼26일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는 서커스를 포함한 10여 개의 개관 기념공연이 열린다.
조 팀장은 “취수장 건물에 들어선 서커스 아카데미는 천장 높이가 18m나 돼 각종 서커스 연습에 적합하지만 객석이 설치돼 있지 않다. 서커스 공연을 위해서는 원형 무대와 무대 천장에 설치하는 여러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우선 자체 콘텐츠를 마련한 뒤 서커스 전용관 확보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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