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발소가 달라졌어요”… 젊은층 발길 몰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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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동네 이발소 살리기’ 효과… 낡은 간판 바꾸고 인테리어 새 단장
참여업체 매출 20% 뛰어올라

인천 계양구에서 30년째 한진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화자 원장이 23일 오후 단골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의 도움으로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바꾼 뒤 젊은 고객도 조금씩 늘고있다”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 계양구에서 30년째 한진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화자 원장이 23일 오후 단골손님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인천시의 도움으로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바꾼 뒤 젊은 고객도 조금씩 늘고있다”고 말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설 연휴 전날인 17일 오전 인천 계양구 ‘한진이발관’. 30대 초반의 남자 손님이 이발소에 들어서자 김화자 원장(61·여)이 반갑게 맞았다. 한진이발관은 지난해 12월 초 인천시와 (사)UCM 자원봉사센터의 도움으로 낡은 간판을 교체하고 내부 인테리어를 싹 바꿨다. 시설이 새롭게 단장된 이후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 원장은 젊은 시절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남편과 함께 계산1동에서만 30년째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지난해 시가 시행하는 ‘친근한 동네 이발소 만들기 프로젝트’인 이발소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면서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를 바꿨다.

외부에서 이발소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유리에 붙어 있는 검정 가림막을 제거했다. 간판은 인천대 시각디자인학과에서 만들어 준 베이지색 간판으로 교체했다. 간판에는 ‘남성 헤어 컷 전문점’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롤 스크린도 이발소 특성에 맞춰 산뜻한 이미지로 새로 제작했다. 인천시의 이발소 활성화 프로젝트란 표지판을 내걸면서 신뢰도가 높아졌다.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감는 이발소 의자를 미용실처럼 누워서 감을 수 있는 시설로 교체했다.

김 원장은 “이발소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단골손님 외에 젊은 손님들이 찾고 있다”며 “4월부터 시 주관으로 열리는 새로운 미용 기술 교육에도 참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는 4월 한 달간 매주 화요일 프로젝트 참가 이발소 업주들에게 젊은층이 선호하는 헤어스타일 기술을 알려주는 교육을 펼친다. 김민 미용학원 원장이 강사로 나서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 및 뒤로 머리 감기는 요령 등을 교육한다.

시가 2013년부터 ‘아들아! 아버지하고 머리 깎으러 가자’란 구호를 내걸고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이발소 활성화 프로젝트가 호응을 얻고 있다. 참여 업체의 매출은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826개에 달하던 인천 지역 이발소는 시설이 지저분하고 퇴폐 이미지로 외면당하면서 2013년 말 현재 828개로 줄었다. 13년 만에 무려 54.7%가 감소하면서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생겼다.

이에 따라 시는 2013년 8월 친근한 동네 이발소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이발소 부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9개 이발소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6개 업소를 추가로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참여 이발소에는 외부 페인트 칠, 내부 천장 도배 및 벽면 페인트 칠, 간판 교체 등이 지원된다. 이런 지원을 받으려면 업주는 유리창에 붙은 가림막 등을 제거하고 누워서 머리를 감을 수 있는 세면대, 신용카드 단말기, 옷장 등을 설치해야 한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발소가 갖고 있던 퇴폐적, 폐쇄적 이미지를 벗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각종 지원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032-440-2794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이발소#젊은층#한진이발관#이발소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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