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깻잎-지황, 인삼 이어 금산 명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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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재배 하우스마다 꽃 피지 않게 환하게 불 켜 억대 매출 농가 7곳으로 늘어
혈액 만들고 면역 키우는 지황, 전국 생산량의 45% 차지

충남 금산군 추부면의 깻잎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한 농부가 불을 환히 켜놓은 채 깻잎 모종을 살피고 있다. 금산군 제공
충남 금산군 추부면의 깻잎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한 농부가 불을 환히 켜놓은 채 깻잎 모종을 살피고 있다. 금산군 제공

충남 금산군 제원면 명곡리의 지황 재배 밭에서 한 할머니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지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제원마을신문 제공
충남 금산군 제원면 명곡리의 지황 재배 밭에서 한 할머니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지황을 들어 보이고 있다. 제원마을신문 제공
요즘 충남 금산군 추부면의 들녘은 밤에도 환하다. 깻잎 재배 비닐하우스를 밝히는 불빛 때문이다.

채소인 깻잎과 약재인 지황이 인삼에 이어 금산군의 지역경제를 이끄는 작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두 작물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며 금산군 농민들의 소득원일 뿐 아니라 도시민의 귀농귀촌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다.

○ 금산 들녘 메운 깻잎 비닐하우스

금산 들녘의 밤을 밝히는 깻잎 비닐하우스는 인삼포에 이어 금산군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 인위적으로 15시간 이상 빛을 쏘여야 꽃이 피는 것을 막아 좋은 품질의 깻잎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산군에 따르면 깻잎 매출액은 올해 말까지 450억 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406억 원)은 지난달 말(422억 원) 이미 넘어섰다. 이 지역의 2600여 농가(5000여 명)가 287ha에 걸쳐 연간 1만2600여 t의 깻잎을 생산한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41%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가당 평균소득은 1600만 원. 억대 매출 농가도 7곳으로 늘었다. 금산군 농업정책과 길기주 깻잎원예팀장은 “재배가 어렵지 않고 초기 투자비가 적은 데다 인삼과 달리 자본 회수가 빠르면 4개월이면 가능해 귀농귀촌자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금산의 깻잎은 지역적 특성으로 크고 두꺼우며 향이 진해 소비자의 반응이 좋아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과 국내 4대 할인마트 등에 판로가 안정적으로 확보돼 있다. 이종수 배재대 생명공학부 교수팀의 실험 결과 금산 깻잎은 맛과 향, 노화 억제, 피부 주름 생성 억제, 고혈압 예방과 치료 등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산군은 농산물우수관리제(GAP)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비닐하우스, 규격 출하 포장재, 농자재보관창고 지원 등 깻잎산업 현대화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 ‘깻잎과 지황, 귀농 촉매제’

혈액 생성이나 면역 증강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황은 보통 숙지황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숙지황은 지황을 캔 뒤(생지황) 9번 찐 것을 말한다. 생지황을 그대로 말려 건지황으로 출하하기도 한다. 십전대보탕과 쌍화탕 등에 특히 많이 사용되는 지황은 ‘약방의 감초’라는 감초보다 약재로 더 많이 쓰인다는 것이 금산군 관계자의 말이다.

금산군에서는 올해 250여 농가가 130ha에서 1200t의 지황을 생산했다. 이는 전국 생산량의 40∼45%이며, 전국 시군 가운데 가장 많다. 농가당 소득액은 3000만 원 안팎으로 금산군의 전략 농업 작목인 깻잎의 두 배에 이른다. 금산군 인삼약초과 유문식 약초산업팀장은 “2010년 이전만 해도 지황은 판로가 안정적이지 않아 600g당 1000원 이하에 거래됐지만 이제는 KT&G 등과의 계약재배로 600g당 2000원에 판매된다”며 “국내 자급률이 아직도 낮아 앞으로도 유망한 작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동철 금산군수는 “금산군은 전국에서 가장 귀농하기 좋은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고 내년 4월경에는 ‘귀농인 농업창업보육센터’를 완공해 귀농 희망자들이 미리 와서 살아보도록 할 생각”이라며 “깻잎과 지황은 귀농귀촌 희망자들이 금산군을 선택하는 안정적인 산업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깻잎#지황#인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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