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지통]‘돈주머니 달린 女팬티’ 입고 창문넘어 도망친 60代 도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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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에 잡혀 하의 벗겨진채 도주… 팬티 묻은 체액 DNA 감식해 잡아

경건한 마음으로 여자 팬티를 입었다. 팬티 가운데 부분에는 훔친 현금을 넣어둘 수 있는 주머니까지 만들었다. ‘여자 속옷을 입고 도둑질을 하면 걸리지 않는다’는 속설을 믿었기 때문이다.

절도 등 전과 8범인 황모 씨(63)는 9월 8일 오전 2시경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 외벽에 있는 가스 배관을 타고 불이 꺼진 2층 빈집으로 올라가 집 안을 뒤지고 있었다. 그때 집주인 김모 씨(32)가 돌아와 “누구냐?”고 외쳤다. 깜짝 놀란 황 씨는 들어왔던 좁은 주방 창문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하반신이 창문에 걸렸다. 쫓아온 김 씨가 황 씨의 허리띠를 잡아당기는 순간 허리띠가 풀리면서 검은색 바지, 흰색 여자 팬티, 신발이 벗겨졌다. 황 씨는 1층으로 떨어진 뒤 하반신이 벗겨진 상태로 도망쳤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여자 팬티에 묻은 체액과 체모의 유전자(DNA) 감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전과가 있던 황 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12일 특수절도 등 혐의로 구속했다. 황 씨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일대 여성들 사이에서 ‘이빨오빠’로 불렸다. 앞니가 빠졌고 말주변이 좋은 데다 아는 여성들에게 옷을 사주는 등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황 씨는 도둑질을 해 훔친 돈 대부분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도둑#여자 팬티 입은 도둑#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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