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버스, 서비스-경영개선 소홀”… 준공영제 예산 200억원 깎아
“경북도 투자유치실 실적 저조”… 기업대상 설명회 예산 전액삭감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엄격한 예산 심사로 집행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성과를 내지 못한 사업이나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안은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최근 대구시의 내년 예산 6조1760억 원을 확정했다. 당초 대구시가 제출한 예산보다 262억 원가량을 줄였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예산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894억6200만 원으로 책정됐지만 200억 원이 삭감됐다. 의원들은 버스업체 지원금이 해마다 늘어나 대구시 재정에 적잖은 부담을 주는데도 회사들은 서비스 향상 등에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저상버스 도입 비용도 사업 효과가 크지 않다며 109억 원에서 30억 원을 삭감했고 대중교통 활성화 홍보비도 2억 원에서 1억 원을 깎았다.
이에 대구시는 준공영제 개편과 버스업계의 경영개선 요구 등 재정지원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내년 노선 개편 때 버스를 줄이고 업체 통폐합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의회가 불투명한 사업 배경과 작품 구입비 부담을 지적한 이우환 미술관 건립은 백지화됐다. 시의회는 내년 추진 예산 48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반면 주민 편의와 도시 기반 확충 예산은 늘었다. 달서구 성서공단∼장기공원 도로 개설 120억 원,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사업 4억9000만 원, 구군 노인복지관 운영 지원 3억5000만 원이 대표적이다. 김규학 예산결산위원장은 “관행적 예산 편성 행태를 개선하는 한편 대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예산이 쓰일 수 있도록 집중했다”고 말했다.
10일까지 예산을 심사하는 경북도의회도 몇몇 주요 사업 예산을 삭감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경제위원회는 내년 경북도 투자유치실의 국내외 기업 대상 설명회 예산 6억4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실적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체결한 협약은 15건에 1조5000여억 원이지만 투자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3년간 경북도 투자유치실의 협약 금액은 8조1520억 원이며 투자액은 2조570억 원(25.2%)에 머물렀다. 기획경제위원회는 투자유치 홈페이지 외국어 번역 비용 2100만 원까지 삭감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의 내년 운영비 33억 원도 전액 삭감됐다. 대구 중심으로 운영되는 데다 연구원 본연의 기능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하면 경북 특성에 맞는 연구원을 별도로 운영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작용했다. 예산결산위원회가 예산을 얼마나 살릴지 알 수 없어 연구원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창화 예산결산위원장은 “방향과 계획이 불투명한 사업 예산을 삭감한 상임위원회의 의견을 최대한 따를 것”이라며 “돋보기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엄격한 예산 심사 과정이 내년 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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