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해커들이 2년 넘게 한국과 미국 등의 항공사, 에너지업체, 방위산업체를 해킹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사일런스(Cylance)’는 2일 보고서를 내고 “최소 2012년부터 ‘오퍼레이션 클리버(Cleaver·큰 식칼)’라는 이란의 해킹 팀이 전 세계 16개국의 주요 기관 및 인프라 기업 50여 곳을 공격해 지속적으로 민감한 정보를 빼갔다”고 밝혔다. 사일런스는 “공격의 범위와 정교함에 비춰볼 때 이들은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일런스는 “우리가 발견한 가장 오싹한 증거는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의 공항과 항공사 등 교통 시스템에 대한 이들의 침투 및 공격 능력”이라며 “해커들은 공항 탑승구를 제어하고 탑승객의 신분증까지 거짓으로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대한항공과 카타르항공 등이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일런스는 공격 대상이 된 기관 및 기업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해커들의 공격 대상 중 9곳은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내 대상이 7곳으로 전 세계 단일 도시 중 최다였으며 인천과 경기 고양시에도 공격 대상이 1곳씩 있었다. 한국의 대학도 공격해 사진, 여권 등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노렸다.
사일런스는 “해커들이 한국을 집중적으로 노린 것은 이란이 파트너인 북한과 정보 공유 및 공동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2012년 9월 북한과 이란은 정보기술(IT), 보안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기술협력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유엔 주재 이란대표부의 하미드 바바에이 대변인은 “현재 진행 중인 핵 협상을 방해하기 위해 이란 정부의 이미지를 훼손하고자 조작된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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