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와 성관계, 100% 감염된다? 키스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일 16시 12분


"에이즈 환자와 성관계하면 100% 감염되나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으로 나타나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이하 에이즈)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다. 1일은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예방책을 전달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인은 8662명으로 집계됐다. 감염인 모두가 환자는 아니다. 이중 면역체계 이상, 감염증 등의 질병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에이즈환자로 분류한다.

물론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경로 1위는 성관계다. 지난달 30일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연구팀의 논문 '한국의 HIV/AIDS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에이즈환자 86.9%가 성관계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에이즈환자와 성관계를 했다고 무조건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한 차례 성관계는 감염 확률이 극히 낮다.

김종국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관리과 팀장은 1일 YTN과 인터뷰에서 "성관계를 할 경우 에이즈가 바로 감염되는 것으로 많이 알고 있는데, 에이즈환자와 성관계를 한 차례 할 경우 0.01%-0.1% 이하로 (감염 확률이) 낮다"고 오해를 바로잡았다.

다만 "성관계를 지속적으로 할 경우 감염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에이즈환자와 성관계 시 피임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키스나 음식을 나눠먹는 행위로 전파되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인의 침에는 1ml당 5개 미만의 바이러스가 들어 있다. 키스를 통해 침이 상대방 몸속에 들어가도 감염을 일으키기 어려운 수치다. 또 음식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생존하지 못해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항간에는 모기가 에이즈 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 역시 사실 무근이다.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간의 체내에서 생존하고 증식하기 때문에 모기나 벌레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

'20세기 흑사병'이라 불리던 에이즈가 이제는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환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에이즈에 걸렸다고 해도 올바른 치료와 관리를 통해 30년 이상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완치제는 아니지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질병 진행을 지연시키는 치료제도 개발됐다. 에이즈 완전 정복의 길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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