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촌 후계들, 범서방파 재건 노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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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강남서 패싸움 시도하다 적발
2013년 金 사망 후엔 호남조폭과 손잡아… 대부업 등 내걸고 부동산 분쟁 개입
경찰, 두목 뺀 61명 검거… 사실상 와해

지난해 64세로 생을 마감한 김태촌 씨가 두목일 때 ‘범서방파’는 조양은 씨의 ‘양은이파’, 이동재 씨의 ‘OB파’와 함께 전국 3대 폭력조직으로 꼽혔다. 김 씨가 1986년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피습사건에 연루돼 수감생활을 하면서 범서방파의 세력은 약화되는 듯했다. 1990년에는 간부급 조직원 대다수가 구속돼 범서방파가 사실상 와해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김 씨의 후계자 격인 현 두목 김모 씨(48)와 부두목 김모 씨(47)는 김태촌 씨의 출소 시점인 2009년 11월에 맞춰 조직 폭력 세계 주도권 탈환을 목적으로 조직 재건에 주력했다. 이들은 신규 조직원을 대거 영입한 뒤 다른 조직과의 싸움에 대비해 합숙 생활을 시켰고 규율을 어긴 조직원은 서열대로 줄을 세운 뒤 야구방망이로 폭행했다. 범서방파는 지난해 1월 김태촌 씨 사망으로 또다시 결집력이 약화될 위기를 맞았지만 호남권 폭력 조직과 손을 잡고 부동산 투자나 대부업 등 합법을 가장해 조직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위력을 유지해왔다. 여기에 각종 부동산 분쟁에 개입하고 보호비 명목으로 유흥가에서 금품을 뜯어내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범서방파 부두목 김 씨 등 간부 8명을 구속하고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9년 11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앞에서 부산 최대 폭력조직 ‘칠성파’와 이권을 두고 집단 패싸움을 벌이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때부터 수사를 벌여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순차적으로 범서방파 일당을 검거했다. 경찰은 두목 김 씨 등 도주한 범서방파 폭력배 18명을 추적하고 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강홍구 기자
#김태촌 후계#범서방파#폭력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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