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담양, 대나무 사이로 음식냄새 솔솔

  • 동아일보

‘향토음식 산업화’ 변신

‘대나무 고을 죽향(竹鄕)’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은 푸른 숲과 시원한 바람이 만든 음률에 저절로 몸이 들썩이는 풍류의 고장이다. 대숲에 서걱거리는 바람 소리 가득한 죽녹원, 소쇄원, 명옥헌 원림 등 아름다운 정원과 정자들이 즐비하고 이국적인 메타세쿼이아길과 금성산성도 매력적이다. 볼거리 넘치는 담양은 뛰어난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 풍요로운 들판에다 인근에 광주라는 거대한 소비 도시를 끼고 있어 유달리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대나무 고장답게 죽순요리가 다양하고 죽순과 궁합이 맞는 떡갈비가 유명하다. 담양군이 ‘2015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700만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향토 음식 산업화’에 나섰다.

○ ‘담양 10味’ 테마 먹거리촌

담양군은 맛 산업화를 위해 4년 전 ‘담양 10미(味)’를 선정해 축제나 각종 행사 때 홍보하고 있다. ‘담양 10미’는 △한우떡갈비 △대통밥 △죽순요리 △돼지숯불갈비 △국수 △창평국밥 △한우생고기 △메기찜·탕 △한과·쌀엿 △한정식 등이다.

죽녹원 인근에는 한우떡갈비와 대통밥을 취급하는 음식점이 20여 곳이나 된다. ‘죽순푸드빌리지’로 불리는 이곳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음식테마거리로 선정됐다. 이들 음식점의 연간 떡갈비 판매액은 100억 원에 이른다. 이들 업소는 30억 원 상당의 담양산 농산물을 구입해 지역경제 기여도가 적지 않다. 죽녹원 인근 천변을 따라 ‘국수거리’와 ‘한우거리’, 창평시장길 인근에 ‘창평국밥거리’가 추가로 조성돼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담양군은 내년 대나무박람회를 앞두고 국제적 수준의 음식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1기 외식경영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음식점 업주 76명과 음식관광해설사 4명 등 80명을 대상으로 매주 한 차례 전문강사를 초청해 외식산업의 가치를 알리고 음식 브랜드 마케팅 기법을 강의했다.

○ 남도음식 진수를 맛본다

전남도의 대표 축제인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올해는 담양에서 열린다. 1994년 순천시 낙안읍성에서 처음 열린 이후 20년 만에 장소가 바뀐 것이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 심사위원회는 3월 순천, 나주, 담양, 고흥 등 4개 시군을 평가한 후 담양이 남도 토속음식과 죽녹원, 메타세쿼이아길 등 관광지가 많고 광주와 가깝다는 점을 들어 올 행사를 담양에서 열기로 했다.

잔치는 26일부터 3일간 ‘남도의 맛, 건강한 밥상’을 주제로 죽녹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행사장에는 계절별 남도 건강음식을 소개하는 주제관과 중국, 일본, 러시아, 동남아 등 전남 지역을 많이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입맛에 맞게 개발한 남도음식 국제관이 운영된다. 보는 것으로 만족했던 전시음식을 관광객이 직접 시식하는 기회도 갖는다. 전남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농수산물을 주원료로 한 식재료와 도내 농공단지 등에서 생산한 주방용품 등 우수 식자재를 시중보다 10∼20% 싸게 판매한다.

담양군은 메타세쿼이아길에서 오감으로 즐기는 남도음식 단체오찬 체험과 죽향 문화체험마을에서 남도한정식 임금님 수라상 체험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최형식 담양군수는 “음식문화큰잔치 유치를 계기로 남도의 깊고 풍부한 맛과 멋을 세계에 알리고 남도음식산업 브랜드화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담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