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선출’ 싸고 내홍앓는 서울대… 교수협, 27년만의 비상총회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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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2위 후보 낙점한 이유 밝혀라”… 이사회측 “간선제에서 고유 권한”

2011년 법인화 이후 첫 간선제 총장 선출과정을 두고 서울대 이사회와 교수진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14일 회의에서 차기 총장 선출과정을 명백히 공개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하갰다고 약속하지 않는다면 16일 ‘비상총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하겠다고 9일 밝혔다.

만약 비상총회가 열린다면 1987년 이후 27년 만이다. 당시 첫 총회가 1980년 신군부의 5·17 계엄령 선포로 유명무실해진 교수협을 재건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교내 문제로 총회를 모집하는 건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대 교수진이 이처럼 총장 선출 결과에 집단반발하고 나선 것은 3개월 걸린 총장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를 이사회가 총장으로 지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을 비롯한 이사진 15명은 지난달 19일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평가과정에서 1위를 차지한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교수 대신에 2위였던 성낙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지명했다.

이정재 서울대 교수협의회장은 “교수협과 교직원 대표기구인 평의원회가 이미 수차례 ‘1위와 2위가 바뀐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말했다. 또 정근식 평의원회 의장은 “2등 총장이 들어설 수밖에 없는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는다면 (성 교수가) 총장 취임 후에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총장선거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총장 후보자의 최종 선출 권한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이사 A 씨는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학내 여론이 안 좋은 건 알고 있지만 지금은 입장을 표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성 교수 역시 “문제가 있다면 제도(간선제)에 있는 것이지 나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서울대#간선제#총장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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