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월호 팔찌 팔아 해고노동자 돕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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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마켓’ 마케팅에 누리꾼 논란… “희생자 도와야지 엉뚱한데 기부”
“사고 잊지 말자는 취지” 반론도

“세월호로 장사를 합니까?”

진보성향의 한 온라인마켓이 세월호 추모 팔찌(사진)를 판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장사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는 비판과 사고를 잊지 말자는 좋은 취지라며 그 뜻을 옹호하는 엇갈린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진보마켓’은 여성환경연대에서 제작한 세월호 추모 팔찌를 팔기 시작했다. 진보마켓은 해고노동자와 그의 가족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1월 세워진 온라인마켓이다. 모기퇴치 기능이 있는 이 팔찌는 노란색 바탕에 리본 문양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10개 한 묶음에 1만5000원이다.

논란이 확산된 것은 진보마켓 측이 제품 판매의 수익금을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쓰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세월호 추모를 위한 것이라면 유가족이나 희생자들을 위해 써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수익금의 용도가 적절치 않다는 뜻을 밝혔다. “세월호 (사고) 이용해서 장사를 한다”며 추모 상품 판매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누리꾼도 있었다. 반면 한 누리꾼은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진보마켓의 입장으로 충분히 설명이 됐다”며 진보마켓을 옹호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진보마켓은 9일 현재 ‘수익금은 해고노동자들을 위해 쓰입니다’라는 기존의 문구를 삭제한 상태다. 진보마켓 관계자는 “제품 가격에 배송료 및 카드수수료 등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는 거의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여성환경연대의 제품 판매를 대행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추모 상품 판매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사회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캠페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참사 이후 석 달이 가까워지면서 세월호를 추모하는 상품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팔찌 외에 세월호 추모 엽서, 추모 티셔츠 등이 판매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5월 세월호 가짜 추모 사이트를 만들어 기부금, 추모 상품 판매금 등을 가로채려 한 조모 씨를 사기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세월호#진보마켓#추모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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