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과 살겠다” 세딸 버린 비정한 엄마, 끝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7일 1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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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남과 살겠다"며 세 딸을 버리고 달아난 비정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월 23일 오후 7시경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한 아파트 앞 현관에 두 살, 네 살, 여덟 살 된 세 아이가 손을 꼭 잡은 채 서 있었다. 이들 옆에는 보따리 세 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아이들은 곧 돌아온다던 엄마가 돌아오지 않자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들의 울음소리에 집 밖에 나온 주인 양모 할머니는 아이들이 자신의 증손녀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아이들은 얼마 전 이혼한 손자 박모 씨(27)의 세 딸이었다. 할머니는 평소에 박 씨와 거의 왕래가 없었기에 박 씨가 이혼한 뒤 아이들을 엄마인 고모 씨(27)가 키우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양 할머니는 가족에게 연락했지만 모두 "아이들을 맡을 형편이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세 딸은 한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졌다.

경찰은 아이들의 진술을 들은 결과 친엄마 고 씨와 내연남 김모 씨(27)가 광주에서 전주로 데려와 할머니 집에 놓고 간 사실을 확인했다. 그 후 고 씨를 추적한 끝에 최근 광주시 광산구 신창동의 내연남 김 씨 집에서 붙잡았다.

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편이 직장도 없고 생활이 어려워 이혼했다. 지금 같이 사는 사람과 새롭게 시작하려는 데 아이들이 걸림돌이 됐고 경제적으로 어려워 시댁에 보냈다"라고 진술했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7일 고씨에 대해 아동복지법(유기)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내연남 김 씨는 아이들을 버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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