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서울대 잡지 협찬 좀…” 후배 사칭해 3억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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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편집위’ 명의로 광고비 요청… 졸업생 93명 등친 40대 입건

“서울대 졸업생 선배님, 후배들이 잡지를 발간하는데 광고 협찬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중소기업 대표이사인 조모 씨(51)는 2012년 11월 ‘서울대 공과대학 편집위원회’로부터 이런 팩스를 받았다. 공대 출신인 조 씨는 후배들을 위해 선뜻 돈을 내놨고,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곳에 돈을 내 총 700만 원을 송금했다. 통장 명의인 자리에 ‘서울대학’이라는 말이 포함돼 있어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돈을 받은 사람은 후배를 사칭한 광고대행업체 대표 이모 씨(44)였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잡지 광고 협찬 명목으로 93명에게서 3억2800만 원을 받아 챙긴 이 씨 등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씨는 다른 광고업체에 근무할 때 대학 측에서 건네받은 졸업생 개인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 일당으로부터 협찬 요청 팩스로 문건을 받은 사람들은 중소기업 대표, 대기업 임원 등이었다. 피해자들은 1회에 최대 550만 원까지 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은 피해자들에게 견본으로 보낸 ‘대학동 사람들’ ‘과학기술과 인간’ 등의 잡지가 내용 수준이 낮고 디자인이 조악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졸업생의 신고로 들통 났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서울대#광고대행업체#과학기술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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