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무소속 8명 민선이후 최대혼전

  • 동아일보

[6·4지방선거 격전지] <7>경남 하동군수

‘공천-무공천 오락가락’ ‘전원 무소속’ ‘민선 이후 최대 혼전’.

아름다운 꽃길과 물길의 고장인 지리산 자락의 경남 하동군 군수 선거전이 막판까지 혼란스럽다. 하동은 3연임한 새누리당 조유행 현 군수가 출마하지 못하는 곳. 후보가 무려 8명이며 모두 무소속이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새누리당 소속이었으나 새누리당 공천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 생긴 일이다.

문제는 새누리당 경선에서 1위를 했던 이정훈 후보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면서 시작됐다. 새누리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하동을 무공천 지역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이 지역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과 경선 1∼3위였던 이정훈 윤상기 이수영 후보는 ‘22일 밤 12시까지 이정훈 후보의 부정선거 혐의가 확인되지 않으면 경선 1위 후보를 내천(內薦)한다’는 데 합의했다. 동시에 모두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했다. 내천이란 당의 이름으로 공식 지원하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밀어준다는 의미다. 23일 이정훈 후보가 내천자로 확정됐지만 윤상기 이수영 후보가 “(공천 시비의) 원인 행위자가 아니므로 후보를 사퇴할 이유가 없다”며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비를 잠재우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으나 혼란이 확산된 셈.

거기다 경선에 참여했다가 중도에 불출마를 선언했던 황종원 후보도 신발 끈을 다시 맸다. 이처럼 새누리당 성향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처음부터 무소속을 고집한 양현석 후보와 야권 성향의 후보들이 선전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천-남해-하동이 지역구인 여 의원의 책임을 따지는 목소리도 있다. 이 지역에서는 금품 살포 논란도 이어졌다.

공무원 출신인 윤상기 후보는 남다른 추진력에 유일한 정통 관료라는 사실을 다른 후보와 대비시키고 있다. 이정훈 후보는 지방의회 활동 경력, 참신성을 토대로 공조직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김종관 후보는 오랜 야당 생활을 기반으로 고정표 결집에 나섰다. 황종원 후보는 도의원 경력 및 기업체 운영 경험이 자산이다. 지방의원 출신인 양현석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하지 않고 일찌감치 바닥을 훑은 것이 강점. 하만진 후보는 참신한 정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선거에 늦게 뛰어든 이수영 후보는 친화력과 인맥, 경영능력을 무기로 분주하게 표밭을 누비고 있다. 군의원을 지낸 황규석 후보 역시 지역신문 운영 경력을 활용하며 지지 기반 확산에 나섰다.

하동군선관위 초청 토론회는 무산됐다. 토론회 참석 후보 결정이 어려웠던 탓이다. 지역 케이블방송에서 주최한 토론회는 일부 후보만 참석해 ‘반쪽’으로 끝났다. 모두 후보 난립에 따른 부작용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초접전이어서 판세를 분석하기 어렵다. 누가 되든 근소한 차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법과 탈법 시비가 많아 자칫하면 재선거를 치를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하동군수#6·4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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