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親서민 토박이 vs 투명행정 관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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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격전지]<2>부산 동구청장

‘부산의 종가(宗家)’인 동구는 원도심 정치1번지로 통한다. 전체 유권자(8만3374명)의 절반 이상이 50대 이상(53.2%)이어서 보수 성향이 강하다. 하지만 198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13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던 곳으로 변화를 바라는 표심도 만만찮다.

새누리당 소속이던 정영석 구청장이 경선 방식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박삼석 전 부산교통공사 감사가 후보로 나섰다. 2010년에 이어 재도전하는 박 후보는 20년 구의원, 시의원 경력과 ‘동구 토박이’임을 내세우고 있다. 당시 박 후보는 무소속 후보(박한재)에게 패배했다. 실패를 거울삼아 특유의 친화력과 새누리당 지지세를 결집해 중도세력까지 흡수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사정을 감안해 구민운동장, 문화센터, 주거 및 교육 환경 개선 사업 추진, 초량천 복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서민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북항 재개발과 연계한 지역 교차발전 비전도 내놨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젊은 유권자의 무관심과 이탈이 약점이다.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한 정 후보는 2011년 구청장 재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지역구 정의화 국회의원과의 불협화음, 경선에 대한 불만 등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행정 관료 출신답게 투명행정 비전을 내걸고 인물 중심의 조용한 선거를 치른다는 전략이다. 2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구청장 시절 동구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바구길 조성’ 등의 성과를 유권자에게 알리고 있다.

북항 첨단도시와 원도심 상생 발전, 살고 싶고 찾고 싶은 탐방도시 조성, 복지우산 씌워주는 안전한 도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덕성과 원칙을 중시하고 있지만 매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감점 요인이라는 지적.

야권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성재도 후보가 대표 주자로 나섰다. 그는 박 후보와 정 후보에 대해 “태생이 같은 일란성 쌍둥이다”라면서 “몇십 년간 동구 인구가 25만 명에서 10만 명도 채 안 되는 낙후지역으로 추락한 것은 새누리당 책임”이라며 맹공을 펴고 있다.

협동조합이나 공영개발 방식으로 노후주택 재개발을 추진하고 미군부대 55보급창을 제2의 시민가족공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어린이집, 작은도서관, 사랑방, 병원 등 걸어서 5분 거리에 생활필수 및 편의 시설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동구 토박이로 청와대 시민사회행정관과 한국사학진흥재단 사무총장을 역임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주민과의 교류가 부족했던 것이 약점이다.

현재 2강 1약의 판세지만 무소속 돌풍, 세월호 참사, 투표율 등 변수가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전제 유권자의 50.7%(4만2304명)인 여성 유권자 표심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6·4지방선거#부산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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