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선장, 3년 전 사고 때도 “자리에서 대기하라” 방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8일 09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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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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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장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승객 400여명을 버리고 먼저 도망친 이준석 선장이 3년 전 다른 여객선 표류 사고 때도 승객들에게 "자리에서 대기하라"라는 명령만 내리고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이 입수한 '이준석 선장 승무 경력증명서'에 따르면 이씨는 2007년 3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6322t급)에서 1등 항해사와 선장을 번갈아 맡으며 근무했다.

이준석 선장은 인천항을 출발하는 오하마나호에 지난 2011년 4월 4일 1등 항해사로 승선했다. 오하마나호는 세월호와 크기-구조가 비슷한 쌍둥이 배로 역시 인천~제주 항로를 오간다.

당시 오하마나호는 인천항 출발 직후 30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바다 위를 5시간 동안 표류하는 사고를 당했다. 배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인천지역 고교 2학년 학생 430명을 포함해 승객 648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승객 안전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이준석 선장(당시 1등 항해사)과 승무원들은 "자리에서 대기하라"라는 방송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다행히 당시 오하마나호는 해상 긴급 수리 후 인천항으로 돌아와 대형 참사는 면했다. 그러나 고등학생 430명 등 승객 648명은 영문도 모르고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준석 선장은 이 사고 후에도 별다른 주의를 받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날부터 오하마나호의 선장을 맡아 여객선을 운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운사의 부도덕성과 안일한 대응, 해운당국의 허술한 감독이 3년 추인 현재 세월호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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