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해는 또다시 떠오른다①제1차 세계대전과 잃어버린 세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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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많은 사람은 전쟁을 용기에 대한 시험(a test of courage)이자 명예로움을 증명하는 기회(an opportunity to prove one’s honor)로 여겼습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는 ‘전쟁은 그저 정당한 것이 아니라 명예로운 국가, 명예로운 인간의 의무다(War is not merely justifiable, but imperative upon honorable men, upon an honorable nation)’라고 말하기도 했죠.

그래서 1914년에 전쟁이 현실화됐을 때 많은 젊은이가 참전을 원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the Great War) 초기에 벌어진 한 전투에서 영국의 육군 장교 존 F 루시가 “우리가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전투에 참가하지 못할 거고, 프랑스가 모든 영광을 독차지할 겁니다(We should really hurry up now or we’ll miss the battle, and the French will get all the glory!)”라고 불평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루시를 비롯한 병사들을 기다린 건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죽음(death in numbers that no one had ever imagined)이었습니다. 나폴레옹 전쟁의 사망자가 약 700만 명인 반면 제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는 수 년 새 1500만 명에 달했습니다. 전쟁은 더이상 명예로움을 증명할 기회가 아니라 사형선고(a death sentence)였습니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는 제1차 세계대전의 참전용사들(war veteran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쟁의 악몽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people who had experienced the nightmares of war first-hand)은 혼돈의 세상 속에 놓인 자신을 발견합니다.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라 불리는 이들은 전쟁이 끝난 후 가치와 신념을 잃고 삶을 무가치하고 성취감 없는(meaningless and unfulfilling)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죠.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에서 ‘잃어버린 세대’를 대변하는 등장인물은 제이크 반스와 브렛 에슐리입니다. 제이크와 브렛은 매일 방황하며(drift through) 살아갑니다. 그들에게 삶은 목적 없이 왔다 가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의미 없는 바다일 뿐입니다. 제이크는 모든 사람과 거리를 둡니다(Jake keeps himself distant from everyone).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술과 무의미한 사교(pointless socializing)에 의지하죠. 반면 브렛은 다른 사람과 지속적으로 어울리며 그들과의 관계에 몰두하지만 만족감을 얻지 못합니다.

브렛과 제이크는 둘 다 전쟁에서 겪은 참혹한 경험으로 인해 상처받고 전쟁 중 잃어버린 자신들의 조각을 찾아 헤맵니다. ‘해는 또다시 떠오른다’는 희망과 신념, 인간성, 사랑할 능력을 되찾고자 하는 이들의 시도를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전쟁에 환멸을 느낀 전후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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