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벌금 50억원 첫 납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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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나머지 174억 납부 계획서 검찰 제출
부인은 “힘들어 죽고싶다” 한강서 자살소동
새 광주지법원장 김주현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사진)의 부인 황모 씨(58)가 자살을 기도하려 한 일이 벌어졌다. 황 씨는 3일 오후 6시경 서울 한남대교에서 만취한 채 자살 소동을 벌이다 행인의 신고로 인근 파출소로 인계됐다가 오후 9시경 순천향대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황 씨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황 씨는 이날 오후 자신이 대주주인 ㈜HH개발의 광주 동구 금남로2가 사무실에 국세청 직원들이 세무조사를 나오자 주변 인사에게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말한 뒤 연락이 끊겼다. 황 씨는 자신이 소유한 전남 담양다이너스티 골프장 지분 50%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차입금을 확보해 허 전 회장의 벌금을 대납하려 했으나 국세청이 세무조사까지 나오자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허 전 회장은 3일 광주지검에 미납 벌금 224억 원 중 50억 원을 처음 납부했다. 허 전 회장은 4일 나머지 벌금 174억 원의 자진납부 계획서를 검찰에 제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할 예정이다. 자진납부 계획서에는 검찰의 요구대로 구체적인 벌금 납부 시기와 절차, 담보 제공 여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황제 노역’ 파문 이후 허 전 회장 측이 처음 벌금을 자진납부함에 따라 벌금 징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범)는 S철강 대표 남모 씨(72)가 허 전 회장 소유의 롯데화재보험 주식을 차명으로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는 등 50억 원 상당의 차명 재산을 찾아냈다. 허 전 회장 측은 부인 황 씨가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는 ㈜HH레저의 담양다이너스티 골프장을 담보로 돈을 빌려 벌금을 낼 계획이다. 허 전 회장 측은 골프장을 매각할 경우 최소 200억 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지만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별도로 부담해야 해 매각보다는 골프장을 담보로 자금을 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편 사표가 수리된 장병우 전 광주지법원장(60)은 3일 퇴임식을 가졌다. 그는 광주지법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국민의 생각과 눈높이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다. 정성을 다한다고 했지만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판하면서 증거와 자료에만 사로잡힌 나머지 절실한 호소를 외면한 일이 있어 그 업보를 받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후임 광주지법원장에는 대구 출신인 김주현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14기)가 임명됐다.

조동주 djc@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허재호 벌금#광주지법원장#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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