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武道의 성전’ 무주 태권도원 문열어

  • 동아일보

축구장 10개 크기… 1400명 숙박
디지털 겨루기-와이어 체험 눈길

세계 태권인의 전당인 태권도원이 1일 전북 무주 백운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5년간 2475억 원을 투입한 태권도원 개원으로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태권도원제공
세계 태권인의 전당인 태권도원이 1일 전북 무주 백운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5년간 2475억 원을 투입한 태권도원 개원으로 태권도 종주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태권도원제공
전 세계 200여 나라 8000만 태권도인의 전당이자 교육, 수련, 연구의 중심이 될 태권도원이 5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전북 무주에 1일 문을 열었다. 무주군 설천면 백운산 자락에 들어선 태권도원은 총면적 231만 m²로 서울월드컵경기장 터의 10배에 이른다. 총 사업비 2475억 원이 투입됐다. 태권도진흥재단이 운영을 맡아 24일 오후 2시 개원식을 연다.

태권도원은 체험, 수련, 상징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체험 공간은 4500석 규모의 태권도 전용 T1경기장을 비롯해 400여 명을 수용하는 지하 실내공연장, 전시관, 품새 조각공원, 야외 체험장으로 구성됐다. 태권도 체험관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화면 속 가상의 인물과 겨루기를 할 수 있고 와이어로 공중을 나는 체험이 가능하다. 1400여 명이 숙박할 수 있는 태권도 연수원과 태권도 역사 등을 보여주는 태권도 전문 박물관, 태권도 아카데미, 연구소도 갖추었다. 태권전과 명인관, 추모공원, 워터테라스로 이뤄지는 상징 공간은 고단자와 명인들의 얼을 기리고 태권도의 근본 사상을 계승하는 공간이다.

태권도원은 지난해 8월 시설을 준공하고 시범 운영을 통해 숙박시설, 교육 프로그램 정비 등 운영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보완했다. 시범 운영 기간 숙박형 패키지 프로그램 체험 고객과 방문자 등 2만5000여 명이 다녀갔다. 개원을 기념해 15일까지 무료 행사를 연다. 이 기간 중 입장료(성인 6000원) 없이 태권도원 시설을 둘러보고 모노레일도 탈 수 있다.

태권도원은 올해 방문객을 37만 명으로 계획하고 있다. 올여름 세계청소년태권도캠프,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국제청소년야영대회 등 국제행사 유치가 확정됐고 해외 태권도인, 전국 태권도 도장, 학교, 기업 등 연수와 교육 등의 패키지 프로그램에 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태권도원 측은 밝혔다.

그러나 태권도원은 민자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고 태권도 관련 단체들이 옮겨 오지 않아 반쪽 개원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176억 원의 국민모금으로 태권도원의 상징인 태권전과 명인관 등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모금액이 23억 원에 그쳐 기단 공사만 마친 상태다.

세계태권도연맹과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등 태권도 관련 단체들이 오지 않고 사무소만 운영해 당초 계획한 세계 태권도인의 성전이라는 이미지에 미치지 못하게 됐다. 투자액도 당초 정부가 약속한 1조 원대에 훨씬 못 미친다. 전북도와 무주군은 1000억 원대의 민자사업을 유치할 계획이지만 나서는 기업이 없다. 태권도원은 국민의 정부 시절 계획이 입안됐으나 전국 50여 개 자치단체들이 과열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수차례 선정이 지연됐고 이후에도 태권도 관련 단체들의 이해가 조정되지 않아 사업이 난항을 거듭해 왔다.

태권도원 최유진 홍보담당은 “태권도원 개원은 자랑스러운 태권도 문화유산을 국민과 세계인에게 선보이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제야 태권도 종주국으로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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