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서-북구 前 구청장 ‘무책임한 처신’ 도마

  • 동아일보

총선 출마위해 구청장 버린 전력… 서중현 前 서구처장 행보 ‘오락가락’
국회의원 보궐선거 겨냥 중도사퇴… 이종화 前 북구청장도 뒷말 무성

이종화 대구 북구청장이 31일 북구청에서 퇴임식을 열고 있다. 대구 북구 제공
이종화 대구 북구청장이 31일 북구청에서 퇴임식을 열고 있다. 대구 북구 제공
대구 서구와 북구 전현직 단체장의 처신을 둘러싸고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중현 전 서구청장(63)은 서구청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최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2011년 구청장 직을 사퇴한 뒤 침묵하는 근신의 시간이 흘렀지만 예전에 시작한 뉴타운 개발 등 많은 사업이 답보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또 “구청장 재직 때 새로운 서구를 만들겠다는 추진력이 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시 서구청장이 되어 서구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 전 청장의 오락가락 행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는 1988년 13대 총선부터 2004년 17대 총선까지 5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2007년 4월 대구시의원 재선거에서 당선됐지만 1년여 만에 사퇴하고 2008년 6월 보궐선거로 서구청장에 당선됐다. 2010년 6월 재선됐지만 2011년 9월 19대 총선(2012년 4월)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서구의 한 간부는 “구청장 때 무엇을 했는지 모를 정도다. 그때 갑작스러운 사퇴에 여러 공약이 좌초됐고 매듭지은 현안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서구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서 전 청장은 직원 사기만 떨어뜨리고 떠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한 구의원은 “국회의원이 돼야 서구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며 사퇴해놓고 다시 구청장 선거에 나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말했다. 주민 박모 씨(39)는 “총선 출마를 위해 주민이 뽑아준 단체장 직을 버리고 나갔다가 돌아와 다시 표를 달라고 하는 행동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종화 북구청장(64)은 임기 만료 3개월을 앞두고 31일 퇴임했다. 3선 연임 제한으로 6·4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그는 7월 3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노린다는 이야기가 구청 안팎에서 나온다. 대구시장 후보로 나온 서상기 국회의원(북을)이 새누리당 후보로 본선에 진출할 경우 국회의원 자리가 생길 수 있다. 현직 단체장이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면 120일 전(4월 1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그는 “단체장은 선거운동이 한창인 4, 5월은 선거 중립 의무 때문에 구정 활동이 제한되는 데다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아 레임덕 현상이 우려돼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 청장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주민들 사이에는 뒷말이 무성하다. 한 주민은 “북구청장이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말이 여러 차례 나왔는데 국회의원 욕심으로 중도에 사퇴한다면 주민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는 지난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에서 대구 8개 구군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서중현#이종화#선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