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모델이 되려면…”성매매 내몬 기획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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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지망생 온라인 모집… 성폭행-돈 뜯은 대표 구속

모델을 꿈꾸던 대학 휴학생 A 씨(22·여)는 지난해 인터넷 모집 공고를 보고 11월 M연예기획사 면접에 응했다. 방송계 유력 인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대표 설모 씨(39)는 “모델이 되려면 성형수술도 하고 방송사에 로비도 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다. A 씨는 설 씨가 안내한 대부업체에서 연이율 39%의 고리로 1100만 원을 빌려 설 씨에게 건넸다.

설 씨의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성공하려면 나에게 잘 보여야 한다”며 A 씨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신의 오피스텔로 불러 성폭행까지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력 인사들과 친하게 지내두라”며 A 씨를 싱가포르로 보내 원정 성매매를 알선했고, 올해 1월에는 불법 인터넷 성인방송의 ‘맛보기 영상’ 촬영까지 강요당했다. A 씨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지난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로 밝혀진 성폭행 및 성매매 피해 여성은 A 씨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델 데뷔를 빌미로 설 씨가 성폭행한 여성이 7명, 국내외에서 성매매를 강요받은 여성이 12명이었다. 그중에는 20대 가정주부도 있었다. 27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설 씨와 동료 김모 씨(25)를 성폭행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M업체 관계자 및 성매수 남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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