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상습악취 염색산단을 물고기 노니는 곳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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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 올부터 도시재생사업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달서천에서 열린 하천 정비 사업 기공식에서 강성호 서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서구 제공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달서천에서 열린 하천 정비 사업 기공식에서 강성호 서구청장 등 관계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서구 제공
대구 서구 비산7동 일대에는 인근 염색산업단지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서구에 따르면 염색산업단지 악취 민원은 2011년 23건, 2012년 33건, 지난해 31건이 접수됐다. 서구와 대구보건환경연구원은 악취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최근 주택가 2곳에서 대기오염물질 9종을 측정했지만 배출 허용 기준치는 넘지 않았다. 하지만 주민들은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없을 정도”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1980년 조성된 염색산업단지에는 현재 120여 개 섬유 및 염색 관련 기업이 가동 중이다. 당시에는 외곽이었지만 지금은 100여 m 떨어진 곳에 학교와 주택이 있다.

염색단지관리공단은 2000년 친환경 발전소와 공동폐수처리장을 만들었다. 업체에 전기와 증기를 공급하고 폐수처리도 돕기 위해서다. 폐수처리장은 자동화 설비로 수질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오염물질을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보고 환경 개선에 나선다.

다음 달 착공해 2017년 완공하는 환경관리시설은 염색단지 환경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 공급시설은 지하에 만들어 냄새와 먼지를 줄일 계획이다.

공단은 올해부터 도시 재생 사업도 추진한다. 낡은 도로를 정비하고 꽃길도 조성한다. 밋밋한 굴뚝에는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해 공단 분위기를 바꿀 예정이다. 김성종 전무는 “오염 배출 물질이 크게 줄어 공단뿐 아니라 서구지역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구는 염색단지를 가로지르는 달서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꾼다. 비산동 평리교∼금호강 합류 구간(2.2km)인 달서천은 1960년대까지 나룻배가 다니고 고기를 잡았으나 1970년대 염색공단이 조성되면서 하천 기능을 거의 잃었다. 서구는 2017년까지 퇴적물을 걷어내고 하루 10t의 물을 공급해 하천 생태계를 살릴 계획이다. 징검다리와 산책길, 문화마당, 나루터 전망대, 생태학습장 등을 조성한다.

강성호 서구청장은 “염색공단 주변을 쾌적한 생태공원으로 바꿔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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