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염전 노예’ 18명… 10년간 한푼 못받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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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신안지역 근로자 140명 조사
장애인 고용뒤 체임… 업주 1명 입건

하모 씨(54)는 2003년부터 10년간 전남 신안군 신의면 장모 씨(57)의 염전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월급을 받지 못했다. 장 씨가 가끔 주는 용돈만을 받았다. 목포고용노동지청의 조사 결과 하 씨가 10년 동안 받지 못한 임금은 1억2000만 원. 목포고용노동지청은 장 씨로부터 임금 청구기한인 3년간의 월급 3600만 원을 하 씨에게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목포경찰서와 목포고용노동지청이 7일부터 14일까지 신안지역 염전 근로자 14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하 씨를 포함해 임금체불 상태인 근로자가 18명인 것으로 확인했다. 체불 임금액은 200만∼3600만 원이었다.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 18명 중 2명은 장애인이었다. 경찰은 정신지체장애 3급인 이모 씨(62)에게 2012년 10월부터 15개월 동안 월급 1500만 원을 주지 않고 염전 일을 시킨 혐의(준사기)로 업주 진모 씨(59)를 불구속 입건했다. 진 씨는 월급 대신 외출할 때 술값 조로 용돈만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염전 주인들이 근로자들이 상당수 문맹인 점을 이용해 머슴처럼 부린 것 같다”며 “근로자 2명이 사회복지기관에 들어가는 것을 희망해 입소시켰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곳의 한 업주가 선불금을 줬다는 명목으로 40, 50대 근로자 2명을 감금하고 일을 시킨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임금 체불#염전노예#장애인 고용#신안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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