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바람 차가워도 기부온도탑은 후끈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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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공동모금회 목표액 초과
개인기부 69억 포함 107억 모아 수익 기부 ‘착한가게’도 500호점
대구도 64억 모아 목표치 넘어

대구 달성군 옥포면 설티고개 먹거리 마을 입구에서 착한골목 9호 가입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희 손국수 대표, 김문오 달성군수, 방성수 대구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대구 달성군 옥포면 설티고개 먹거리 마을 입구에서 착한골목 9호 가입식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희 손국수 대표, 김문오 달성군수, 방성수 대구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경북 안동에 사는 고순남 씨(67·여)는 최근 주민센터를 찾아 조금씩 모아둔 100만 원을 성금으로 냈다. 지난해 초등학교에서 9개월 동안 급식 일을 도우면서 받은 170만 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돈이다. 그는 “나보다 더 외롭고 힘든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기부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고 씨는 40대에 남편과 사별한 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에서도 3남매를 잘 키웠다. 그는 “이 나이에도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오히려 내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고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잡는 최기철 씨(56)는 300만 원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20대 때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그는 2011, 2012년에도 1000만 원씩 경북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혼자 사는 노인 2명을 위해 매월 25만 원씩 1년간 600만 원을 후원했다. 장애인 등을 위한 봉사활동도 15년 동안 하고 있다. 최 씨는 “기부를 하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대구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진행하는 희망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은 모두 100도를 넘었다. 고 씨와 최 씨처럼 개인 기부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

경북공동모금회는 27일 “캠페인 모금액이 107억3000만 원으로 목표인 106억8000만 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모금액인 103억9000만 원보다 늘어났다. 올해는 개인 6만3360여 명이 69억3000여만 원을 기부해 전체 모금액의 65%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등이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착한가게 500호점이 탄생하는 등 소액 기부도 크게 늘었다.

대구 사랑의 온도탑은 106도를 넘었다. 모금액은 64억2400만 원으로 목표(60억4000만 원)를 넘었다. 개인 기부는 2만6000여 명이 26억4200만 원(41%)을 기탁했다. 지난해보다 3000명가량 늘었다. 개인 소액 정기 기부 캠페인인 ‘나눔 천사’에 참여한 시민도 현재 1만6000여 명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는 최근 25호 회원이 탄생했다.

23일에는 골목식당이 참여하는 ‘착한골목’ 9호점이 나왔다. 달성군 옥포면 설티고개에 있는 가게 12곳은 매월 3만 원씩 36만 원을 모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다. 착한골목은 지난해 4월 중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의 상가번영회가 착한가게에 단체로 가입할 때 대구공동모금회에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전국 1∼8호점이 모두 대구에서 배출됐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기부#고순남#최기철#사랑의 온도탑#나눔 천사#착한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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