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하남동 ‘과일 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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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청과상 해마다 50상자 기부

이름 없는 천사가 24일 광주 광산구 하남동주민센터에 기부한 사과 50상자. 광주 광산구 제공
이름 없는 천사가 24일 광주 광산구 하남동주민센터에 기부한 사과 50상자. 광주 광산구 제공
24일 오전 6시 광주 광산구 하남동주민센터. 한 청과상이 트럭에서 사과 50상자를 주민센터 창고 앞에 내려놓고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 상자마다 사과 5kg이 들어 있었다. 상자 위에 놓인 A4 크기 용지에는 ‘어려운 가정을 선별해 나눠주길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십시오!’라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다.

하남동주민센터에는 설·추석 명절 때면 이름 없는 천사의 기부품이 전달되고 있다. 이 천사는 2011년 1월에는 20kg짜리 쌀 50포대를, 2012년 9월과 지난해 9월에는 각각 포도 50상자를 하남동주민센터에 전달했다.

하남동주민센터 측은 2012년 주민센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쌀과 포도를 전달한 천사가 40대 청과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하남동주민센터 관계자에게 “누군가 쌀·포도 등을 구입해 전달할 뿐이다. 기부자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해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하남동주민센터 측도 기부자 뜻을 고려해 신원 파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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