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저녁 대검찰청 감찰본부. 연예인 에이미(32·사진)의 ‘해결사’ 노릇을 하다 구속될 처지에 놓인 춘천지검 전모 검사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옆에서는 에이미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잠시 쉬는 시간 전 검사가 초임검사 시절 하늘 같은 검사장이었던 P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사를 받다보니 제가 검사로서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편안합니다. 에이미도 검찰에 왔는데 울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P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리며 알려졌다.
변호사법 위반과 공갈 혐의로 16일 구속된 전 검사는 처음에는 ‘검사와 피의자’ 관계로 에이미를 만났다. 전 검사는 2012년 9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에이미를 구속 기소했다. 에이미는 수감된 춘천교도소에서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다. “조사 과정에서 내 말을 이해해줘 고맙습니다.”
그해 말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에는 전 검사를 만나 “(방송 등에서) 나를 써주는 데가 없어요. (수술 부작용이 생겼는데) 그 의사까지 날 안 받아줘요”라고 털어놨다. 전 검사는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 원장 최모 씨(43)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씨는 전직 경찰간부의 동생으로 성형외과 업계에서 유명한 인사. 전 검사는 최 씨가 에이미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 때문에 치료를 거부한다고 생각하고 “치료용 프로포폴은 괜찮으니 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전 검사와 에이미의 관계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전 검사가 에이미의 남자친구이자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게 전 검사 변호인의 설명이다.
전 검사는 최 씨로부터 에이미가 수술 후유증으로 쓴 치료비 변상 조로 2250만 원을 자기 통장으로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에이미가 700만 원 정도 드는 재수술을 무료로 받게 해주기도 했다. 전 검사 측은 “재수술은 애프터서비스 차원이었고, 돈은 에이미가 다시 그 병원에 가지 않는 조건으로 (지금까지 쓴 비용을) 환불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돌려받은 돈의 액수가 에이미가 입은 후유증보다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협박성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낸 사실도 확인했다. 최 씨가 여러 가지 형사 사건에 휘말려 있던 상황에서 전 검사의 협박 때문에 피해 규모를 넘어선 돈을 줬다는 것이다.
감찰본부는 전 검사가 에이미의 남자친구나 대리인으로서 한 행동이라도 공무원 신분인 만큼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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