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서 큰 실수 인정합니다… 옆에서 에이미가 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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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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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사 협박 혐의 ‘해결사 검사’ 구속 전날 심경토로

15일 저녁 대검찰청 감찰본부. 연예인 에이미(32·사진)의 ‘해결사’ 노릇을 하다 구속될 처지에 놓인 춘천지검 전모 검사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옆에서는 에이미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잠시 쉬는 시간 전 검사가 초임검사 시절 하늘 같은 검사장이었던 P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사를 받다보니 제가 검사로서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편안합니다. 에이미도 검찰에 왔는데 울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P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리며 알려졌다.

변호사법 위반과 공갈 혐의로 16일 구속된 전 검사는 처음에는 ‘검사와 피의자’ 관계로 에이미를 만났다. 전 검사는 2012년 9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에이미를 구속 기소했다. 에이미는 수감된 춘천교도소에서 여러 차례 편지를 보냈다. “조사 과정에서 내 말을 이해해줘 고맙습니다.”

그해 말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에는 전 검사를 만나 “(방송 등에서) 나를 써주는 데가 없어요. (수술 부작용이 생겼는데) 그 의사까지 날 안 받아줘요”라고 털어놨다. 전 검사는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서울 강남구 성형외과 원장 최모 씨(43)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씨는 전직 경찰간부의 동생으로 성형외과 업계에서 유명한 인사. 전 검사는 최 씨가 에이미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 때문에 치료를 거부한다고 생각하고 “치료용 프로포폴은 괜찮으니 봐 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전 검사와 에이미의 관계는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전 검사가 에이미의 남자친구이자 대리인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게 전 검사 변호인의 설명이다.

전 검사는 최 씨로부터 에이미가 수술 후유증으로 쓴 치료비 변상 조로 2250만 원을 자기 통장으로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에이미가 700만 원 정도 드는 재수술을 무료로 받게 해주기도 했다. 전 검사 측은 “재수술은 애프터서비스 차원이었고, 돈은 에이미가 다시 그 병원에 가지 않는 조건으로 (지금까지 쓴 비용을) 환불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는 돌려받은 돈의 액수가 에이미가 입은 후유증보다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협박성 문자를 여러 차례 보낸 사실도 확인했다. 최 씨가 여러 가지 형사 사건에 휘말려 있던 상황에서 전 검사의 협박 때문에 피해 규모를 넘어선 돈을 줬다는 것이다.

감찰본부는 전 검사가 에이미의 남자친구나 대리인으로서 한 행동이라도 공무원 신분인 만큼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채현식 채널A 기자
#에이미#해결사 검사#성형의사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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