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휴지통]5000원의 앙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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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못받고 욕설 들은 대리기사, 2m 주차운전 車主를 ‘음주’ 신고

김모 씨(50)는 1일 경기 남양주시의 처남 집에서 소주 2병을 마신 뒤 대리기사 이모 씨(58)를 불러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택으로 가자며 운전을 맡겼다. 인사불성이 된 김 씨는 집으로 가는 동안 별다른 이유 없이 혼잣말로 “개××” 등의 욕설을 수시로 내뱉었다.

김 씨와 함께 차를 타고 집 앞에 도착한 아내는 새해 첫날부터 욕설을 들은 이 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애초에 약속한 대리운전비 2만 원에 5000원을 더 얹어주려 했다. 하지만 김 씨는 “뭐 하러 돈을 더 주느냐”며 아내를 말렸다. 이어 “(이 씨가) 주차한 곳이 평소 내가 차를 대던 데가 아니다”라며 다시 주차하기 위해 운전대를 잡고 2m가량 차를 몰았다.

새해 첫날부터 이유 없이 욕설을 들은 데다 5000원 때문에 자존심이 상했던 대리기사 이 씨는 홧김에 김 씨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를 본 김 씨는 흥분해 이 씨의 뺨을 때렸고 두 사람은 격렬한 몸싸움까지 했다.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3%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김 씨를 폭행과 음주운전 혐의로, 이 씨를 폭행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대리기사#음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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