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1일 수천억원을 탈세하고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효성그룹과 조석래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효성그룹은 1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재계서열 26위 기업으로 조석래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돈 지간이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아들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 씨와 결혼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그룹 본사와 효성캐피탈, 조석래 회장의 자택, 이번 의혹에 관련된 임원 7~8명의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 수십명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자료, 경영관련 문건 등을 압수했다. 조 회장의 세 아들인 현준, 현문, 현상 씨의 주거지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조 회장의 차명 재산과 분식회계를 통한 탈세 규모, 관련 정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 5월말부터 효성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해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고 지난달 말 조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 고모 상무 등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효성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해외 사업에서 발생한 적자를 10여년에 걸쳐 계열사 비용으로 처리하는 1조원 상당의 분식회계로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석래 회장은 또 90년대 이후 주식을 비롯한 1000억원대 차명재산을 관리하면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를 사고 있다.
효성그룹의 계열사인 효성캐피탈은 조 회장 장남인 조현준 사장에게 지난해까지 100억원의 대출을 해주는 등 조 회장 일가와 임원 명의로 200억여원을 불법 대출해 준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해외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와 현지 법인을 동원해 역외탈세와 국외재산도피를 지시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탈세한 자금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그룹 측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끼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효성그룹이 MB정부와 유착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할 경우 이 전 대통령 일가와 친이계 정치인들이 수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효성그룹 임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정확한 탈세 경위와 규모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달 초 국세청 고발 내용을 검토하고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지난 7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전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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