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낙찰’ 져주려고 일부러 부실설계도 제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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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 “공사 나눠갖자” 담합
검찰, 11개社 전현직 임원 22명 기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4대강 공사 입찰 과정에서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입찰을 담합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 입찰방해)로 11개 건설사 전현직 임원 22명을 24일 기소했다. 김중겸 현대건설 전 대표이사와 서종욱 전 대우건설 대표이사 등 16명은 불구속 기소, 6명은 구속 기소됐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SK건설 등 6개 대형 건설사는 2008년 12월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하자 6개사 협의체를 구성하고 ‘경쟁 없이 공사 물량을 나눠 갖자’고 합의했다. 또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 등 입찰 경쟁 가능성이 있는 다른 건설사도 영입했다.

이들은 들러리를 서주거나 중견 건설사를 들러리 세우는 방식으로 담합했다. 설계 점수에서 져주려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설계 자료를 받아 그보다 저급하게 만든 ‘B설계’를 내거나 졸속으로 만든 느낌이 들도록 완성된 설계도에서 곳곳을 종이로 오려 수정하는 ‘따붙이기’ 수법을 동원했다. 투찰 가격은 낙찰이 예정된 건설사의 가격보다 높게 썼다. 검찰은 이 과정에 삼성중공업 금호산업 쌍용건설이 참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임원들을 함께 기소했다. 이런 방식으로 8개 건설사들은 2009년 2∼6월 발주된 14개 보 공사를 나눠 가졌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4대강 공사 입찰#담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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