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고등광기술연구소 연구원들이 극초단 광양자빔 특수연구동에서 레이저 관련 실험을 하고 있다. 지스트 제공
지스트(GIST·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53·차세대에너지연구소장)는 세계 물리학 광전자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통한다. 그는 2009년 5월 네이처 자매지인 ‘포토닉스지(誌)’에 ‘세계 최고 효율의 플라스틱 태양전지’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유명 인사가 됐다. 그의 논문은 2011년 총 450회 피인용 횟수를 기록해 물리학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피인용 수가 많을수록 영향력이 크고 연구 성과가 탁월하다는 의미다.
그는 지스트 교수 120여 명 중에서도 논문 피인용 횟수가 단연 톱이다.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 교수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발표한 논문 93편의 피인용 횟수가 2402회나 됐다. 이 교수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고 선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차세대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겨 신재생에너지의 신기원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 지스트 연구역량 세계 6위
지스트는 QS가 10일 발표한 2013년 세계대학평가의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부문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세계 6위로 평가됐다. 지스트는 지난해에 이어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대학 중 유일하게 이 부문 세계 10위권에 올랐고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아시아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이스라엘 바이츠만 과학연구소가 세계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의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록펠러대, 하버드대, 스탠퍼드대가 뒤를 이었다.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는 대학의 연구 실적뿐만 아니라 논문의 질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항목이다. 주관성이 개입될 수 있는 평판도와 달리 대학의 평균적인 연구 수준과 역량, 영향력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평가 항목으로 꼽힌다. QS는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를 평가하기 위해 세계 최대 논문 초록 및 인용 횟수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푸스(Scopus)’를 활용한다. 김영준 지스트 총장은 “2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유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우수한 교원과 잠재력 있는 학생, 젊고 전문성을 갖춘 직원 등 맨파워를 바탕으로 연구 역량을 키워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세계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지스트가 이런 성과를 내게 된 것은 일찍부터 우수 교원을 채용해 교육 및 연구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지스트는 신규 교원을 임용할 때 안정적인 교육연구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1인당 2억 원씩 지원하고 있다. 연구 업적이 우수한 교원에 대해서는 정년을 연장할 수 있는 ‘지스트 시니어 펠로 제도’를 도입했다. 교수 업적 평가 때 논문이 게재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저널의 순위에 따라 가점 등급을 세분화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특징이다.
재학생들이 교수와 파트너가 돼 연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것도 역량을 높인 비결이다. 대학원생은 연구과제에 100% 참여해 연구 장려금, 조교수당, 장학금을 받는다. 이런 지원 시스템 덕분에 2005년 이후 졸업한 박사들은 재학 중 평균 6편 이상의 SCI급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하고 있다. 재학생 1인당 특허 출원 건수도 0.24건으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모든 전공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전통을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낮아 10명 안팎의 소규모 수업 환경에서 발표 및 토론 중심의 문답식 교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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