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천에선… 포도는 농업이 아니다, 산업-관광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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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 금호읍 포도농가를 찾은 어머니와 딸이 탐스럽게 익은 포도를 수확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 금호읍 포도농가를 찾은 어머니와 딸이 탐스럽게 익은 포도를 수확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포도 주산지 경북 영천시가 포도를 관광 상품으로 연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운영하는 와인투어가 대표적. 참가자들이 점점 늘면서 농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다.

영천시에서는 2007년 한국의 와인산업 육성 선포 후 한국와인(금호읍), 경북대 포도마을(대창면) 등 포도주를 생산하는 와이너리(양조장) 18곳이 가동되고 있다. ‘씨엘’(ciel·맑은 하늘이라는 뜻의 프랑스어)이라는 와인 공동 브랜드도 만들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때 공식 건배주로 선정될 만큼 품질도 인정받고 있다. 연간 25만 병(750mL)을 판매해 40억여 원의 수익을 올린다.

영천의 포도 재배면적은 2248ha로 전국 1위. 생산량은 4만3800t으로 전국의 16%이다. 영천 전체 농가 1만3500여 가구 중 4800여 가구(35%)가 포도 농사를 짓는다.

영천 포도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다. 재배 품종은 씨가 적고 단맛이 풍부한 거봉과 포도주 제조에 널리 쓰이는 머루포도 중 머스캣베일리에이(MBA) 등이다. 맛과 향이 뛰어나 2005년부터 ‘영천포도’라는 브랜드로 수출을 시작했다. 매년 미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70∼150t을 수출해 4억 원가량 수익을 올린다.

영천시는 포도 주산지라는 생산 중심을 넘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과잉 생산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한편 안정된 농가소득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와인투어는 이를 기반으로 만든 체험 프로그램.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며 포도와 와인 세계를 경험한다. 1인당 1만2000원으로 포도 따기와 포도잼 만들기, 와인 제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영천농업기술센터의 와인학교도 방문한다. 2009년 설립된 이 학교는 지난해까지 포도 재배 농민 260여 명에게 와인 제조 방법 등을 가르쳤다. 지금까지 소믈리에(포도주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농민은 50명. 이곳에서는 대형 오크통(높이 9.8m, 길이 12.8m)과 와인 저장고 등을 둘러보며 와인 생산과 관리 방법을 볼 수 있다.

와인투어는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참가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첫해(2010년) 9000명에서 지난해 2만5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와인투어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www.ycwine.or.kr)에서 하면 된다. 단체 참가자(35명)를 위해 버스 임차료(영천지역 20만 원, 그 외 30만 원)를 지원해준다. 5월에는 전국 대학생 와인 경기대회도 처음 열었다. 27개 대학 와인 관련 학과 학생 760여 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영천시는 포도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재배 농가에 저온저장고를 보급하고 있으며 와이너리도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와인테마마을도 구상하고 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포도 주산지는 단순히 생산량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련 산업을 다양하게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 영천포도가 농업이 아닌 산업이고 관광이라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영천#포도#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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