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긴급착륙 대한항공 여객기, 운항 한달도 안된 새 비행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4일 03시 00분


국토부 “고장 원인은 기어박스 불량”

2일(현지 시간) 러시아에 비상 착륙한 대한항공 여객기의 고장 원인은 엔진 기어박스 불량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는 현지에 급파된 대한항공 정비사들이 항공기 엔진을 점검한 결과 엔진 기어박스가 불량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승객 276명을 태운 대한항공 B777-300ER 여객기는 미국 시카고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중 엔진 이상을 느낀 조종사가 항로를 바꿔 러시아 아나디리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승객들은 전원 다른 항공편으로 3일 오전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동일한 고장이 발생해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전 세계 항공사에 2012년 9월∼2013년 3월 제작된 엔진 기어박스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보유한 B777 항공기 12대 가운데 문제 부품이 쓰인 3대의 기어박스를 교체했다.

이번에 사고가 난 대한항공 여객기는 보잉사가 생산과정에서 문제 부품을 교체한 뒤인 지난달 12일 도입한 것이다. 국토부는 3일 대한항공에 고장 사실을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에 통보하고, 고장 엔진은 엔진 제작사인 제너럴일렉트릭(GE)에 보내라고 지시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GE와 미국 항공당국이 정밀조사를 한 뒤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아시아나항공도 B777 12대를 보유하고 있지만 GE가 아닌 프랫 앤드 휘트니의 엔진을 쓰고 있어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와 같은 엔진이 장착된 항공기는 전 세계에 537대가 운항 중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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