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생각의 근육’ 키우는 교육으로 미래인재 기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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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문화교육기업 ‘청심’ 한현수 기획조정실장

“이제 학교수업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닌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청심국제중고교를 운영하는 글로벌 문화교육기업 청심 한현수 기획조정실장의 말이다. 모르는 내용은 스마트폰으로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청소년들에겐 단편적인 지식을 암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므로 지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는 ‘생각의 근육’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1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청심 회의실에서 한 실장을 만나 청심국제중고교의 교육철학을 살펴봤다. 한 실장은 청심국제중고의 교육철학과 학교생활을 담은 책 ‘청심의 ACG 교육철학 이야기’를 최근 펴낸 바 있다.

청심은 ‘ACG’ 교육을 추구한다. ACG는 이타적 품성(Altruistic Mind) 교육, 창의적 지식(Creative Knowledge) 교육, 글로벌 리더십(Global Leadership) 교육의 첫 글자를 딴 청심의 교육철학.

청심은 ACG 교육을 위해 ‘확장형 수업’을 추구한다. 서로 다른 교과목의 교사들이 협력해 기존 교과목의 틀을 넘어 진행하는 이른바 ‘콜라보레이션 수업’이다.

예를 들어 음악시간에 세계 각 민족의 대표음악을 들은 뒤 해당 음악의 역사적 배경을 공부하거나 음악을 듣고 떠오른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국어시간에는 일제강점기에 쓰인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배우며 침략을 자주 받은 다른 국가에는 어떤 시가 지어졌는지를 살펴본다.

한 실장은 “청심이 길러내려는 ‘글로벌 인재’는 단순히 외국어 구사능력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사고를 이해하는 학생”이라면서 “과거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중국어를 못해서 실패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팔만대장경을 공부하는 국사시간에 외세의 침략이 많은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저항했고 그 과정에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계사까지 공부하는 확장형 수업을 하는 이유도 결국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한 실장은 “이타적 인성도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서가 아니라 수업 안에서 기를 수 있다. 언어예절과 의사소통 능력도 발표하고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배운다. 청심이 평가의 70%를 수행평가로 진행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청심의 수업혁신은 교사를 배려한 행정시스템과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청심은 ‘전문 교무 행정직’ 제도를 운영한다. 전문 행정직원들이 공문 처리를 비롯한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전담하는 것. 행정업무의 부담이 없는 교사들은 매주 수요일 교사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특강을 들으며 공부하거나 공개수업 평가회를 갖는다. 별도의 수업발전연구회를 운영하며 교수법도 연구한다.

한 실장은 “청심은 행정직원의 수가 다른 학교보다 3배가량 많다”면서 “적잖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매년 약 30억 원 내외의 재단전입금을 투자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학교가 학생 1인에게 투자하는 교육비용도 3년간 약 2000만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청심은 ACG 교육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교내 대회였던 ACG 수학대회와 역사대회를 외부 학생도 참가 가능하게 개방하고 청심교육포럼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현재 초등과정의 특성화학교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15년간 ACG 교육을 바탕으로 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청심형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를 만들고, 국제ACG센터를 건립하는 등 청심의 교육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장기적 계획도 준비 중입니다.”(한 실장)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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