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위人 10만명 한국에 현대판 노예로 송출” 파문 뒤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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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대통령과 친분 한국인 있었다, 현지에서 사업… 독단으로 ‘송출’ 건의
BBC방송 등 보도… 야당선 강력 반발, 외교부 “정부차원 논의 일절 없었다”

아프리카 동남부 국가 말라위가 한국에 최대 10만 명의 노동 인력을 보낼 것이라는 내용이 해외 언론에 보도돼 국내외에 파문이 확산되자 외교부가 ‘사실 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말라위의 인구는 약 1700만 명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주 15세 이상 외국인은 111만4000명이며 이 중 취업자는 79만1000명이다.

외교부가 5일 밝힌 진상에 따르면 이 국제적 해프닝의 장본인은 말라위 현지에서 사업하는 한국인 Y 씨. 조이스 반다 말라위 대통령은 1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통상, 농업 부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말라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Y 씨는 한국 정부와의 협의 없이 ‘말라위 인력 10만 명의 한국 송출 방안’을 말라위 정부에 건의했다.

반다 대통령은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 이 방안을 정부 업적처럼 홍보했고 이는 현지 언론에 크게 보도돼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말라위 야당은 ‘한국처럼 노동 여건이 열악한 곳에 인력을 보낼 수 없다’며 이 송출 계획을 노예제(slave labor)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말라위인 10만 명을 왜 수입해오나”라는 뜨악한 반응이 쏟아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말라위와 인력 송출에 관한 논의는 일절 없었다”며 “문제의 Y 씨는 말라위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말라위의 명예영사를 자청했으나 한국 정부는 ‘Y 씨가 부적절한 인사’라는 의견을 말라위 정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말라위#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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