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5월, 광주의 넋이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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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민주화운동 33주년 추모열기 고조
17일 금남로서 ‘이야기 마당’ 전야제… 진혼굿-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 열려

‘오월 광주! 다시 평화와 통일로….’

5·18민주화운동 33주년을 앞두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비롯한 광주 등 곳곳에서 추모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묘지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도심에서는 5월 희생자의 넋과 정신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지를 두고 논란이 일어 5·18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참배객 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참배객은 8만68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로 늘었다. 16일 묘지 앞에 설치된 부스에는 추모 글이 적힌 색색의 리본이 휘날렸다. 김현성 군(15·전남대사범대부설중 3학년)은 “묘지에 와서 광주가 왜 민주의 성지인가를 알게 됐다”며 “다시는 이런 아픔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는 17일 오후 동구 금남로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전야제 행사를 이야기 마당으로 진행한다. 오후 6시 거리 풍물굿이 전야제 시작을 알리고 국립관현악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연주한다. ‘씻김굿, 평화를 꿈꾸다’를 주제로 여학생 편지 낭독, 풍물패 뒤풀이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진다. 행사위원회 관계자는 “전야제를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5월 정신을 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이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다. 영남권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이다. 김 시장은 “달빛동맹을 강화해 양 지역의 새로운 발전과 영호남 화합, 나아가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기념식 참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올 3월 27일 ‘달빛동맹’ 강화를 위해 강운태 광주시장과 일일 교환근무를 할 때 광주 지역 인사들로부터 5·18기념식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달빛동맹은 2009년 시작됐으며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의 화합을 위한 교류협력을 말한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과 전남여자상업고는 16일 전남여상 본관 3층 융합교육실에서 ‘이팔청춘 헌혈 팔씨름 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980년 5·18 때 헌혈을 하고 돌아오다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진, 당시 춘태여상(전남여상 전신) 학생이었던 박금희 양의 생명나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팔씨름 대회에는 1회 이상 헌혈 경험이 있는 3학년 재학생들이 반별 예선을 거쳐 참가했다.

○…5월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진혼굿이 18일 오후 3시 광주전통문화관에서 열린다. 광주문화재단이 남도씻김굿보존회를 초청해 개최하는 진혼굿은 5·18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스러진 희생자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주고 극락으로 이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승에서 이승으로 영혼을 불러오는 과정인 ‘초가망석’, 죽은 자의 극락왕생과 산 자의 복을 비는 ‘제석’,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맺힌 정을 푸는 ‘넋올림’ 순으로 진행된다.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시와 소설, 희곡, 평론을 한데 모은 5월 문학총서가 완간됐다. 5·18기념재단은 지난해 8월 시와 소설 부문 발간에 이어 최근 희곡과 평론 부문을 발간해 총 4권의 5월 문학총서를 완간했다. 기념재단은 5월 문학총서 완간을 기념하기 위해 18일 오후 2시 40분부터 광주아시아문화마루에서 열리는 ‘오월문학제’에서 ‘5월 문학총서로 본 5월 문학의 의미와 콘텐츠로서의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1980년 5·18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던 고3 학생이 사진작가로 변신해 14일부터 오월 유적 사진전을 열고 있다. 19일까지 광주YMCA 무진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전시회를 여는 시민군 출신 김향득 씨(51)는 직접 찍은 5·18사적지와 항쟁추모탑, 항쟁 당시 숨진 중고교생 및 대학생들의 추모비와 순의비 등 50여 점을 선보인다. 김 씨는 “33년 동안 오월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을 정도로 고통 속에 살아왔다”며 “어느새 오월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빠르게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5·18구속부상자회 전북지부(강익현 회장)는 17일 오후 5시에 전북대에서 ‘이세종 열사 추모식’을 갖는다. 이세종 씨는 1980년 5월 17일 밤 12시 무렵 전북대에 진입한 계엄군에 맞서 항거하다가 희생된 5·18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다. 18일 오전 11시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5·18민중항쟁 33주년 기념식 및 청소년 문예대회 시상식을 갖고 19일 오후 7시 전주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송창식과 함께하는 오월의 노래 콘서트’를 연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20일 오후 7시 반 광주 동구 남동 5·18기념성당에서 김희중 대주교 집전으로 5·18 기념미사를 갖는다. 사전 행사로 주먹밥 나눔과 생활성가 가수 김정식의 공연이 열리며 ‘5·18과 천주교 증언록’ 발간을 축하하는 봉정식도 마련한다. 증언록은 1980년 당시 외부에 5·18의 진실을 알리는 데 앞장섰던 천주교의 활동을 기록한 책으로 김수환 추기경과 윤공희 대주교를 비롯한 사제와 평신도 29명의 증언을 담았다. 19일 오전 9시부터는 광주 동구 산수동 성당을 출발해 국립 5·18민주묘지까지 13km를 돌아보는 도보순례가 진행된다.

정승호·이형주 기자 shjung@donga.com
#민주화운동#추모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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