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괴나리봇짐 지고 과거시험… “배움의 의미 되새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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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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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경남 스승의 날 이색 행사

스승의 날을 맞아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부산 동래지역 고등학교 1학년생 41명이 지난해 성균관 방문에 앞서 동래향교 대성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올해로 6회째인 이 행사는 14일에도 진행됐다. 동래구청 제공
스승의 날을 맞아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부산 동래지역 고등학교 1학년생 41명이 지난해 성균관 방문에 앞서 동래향교 대성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올해로 6회째인 이 행사는 14일에도 진행됐다. 동래구청 제공
스승의 날을 맞아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몸소 체험하는 이색 행사가 부산 경남지역에서 잇따른다. 스승의 삶을 조명하는 행사도 마련된다.

부산 동래지역 고교생들은 14일 옛 선비 복장에 괴나리봇짐을 지고 조선시대 과거시험 체험에 나섰다. 금정 동래 동인 대명 사직 등 동래지역 8개 인문계고 1학년 남녀 학생 41명은 이날 오전 5시 동래구 명륜동 동래향교에서 과거시험 출발을 알리는 고유례(告由禮)를 지낸 뒤 서울로 출발했다. 서울에 도착한 이들은 조선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을 방문해 명륜당에서 ‘나의 조국’이란 주제의 사행시 짓기 장원급제 과거시험을 치렀다. 또 유림으로부터 성균관의 역사와 유래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한시의 뜻과 운율을 익혔다.

이어 성균관대와 연세대 캠퍼스를 돌아보며 동래 출신 선배들로부터 대학생활 체험담도 들었다. 동래고 이종인 군(16)은 “선비들의 인재 등용문인 과거시험을 통해 배움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며 진로도 고민해보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15일 청마 유치환 선생(1908∼1967)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부산 동구 초량동에 ‘유치환의 우체통’이 문을 연다. 경남 통영 출신인 청마는 초량의 경남여고 교장을 지내고 부산고 교가의 가사를 쓰는 등 이곳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유치환 우체통은 180m²(약 54평)에 지상 2층 규모. 1층에는 야외공연장이, 2층에는 시인의 방이 들어서 청마 관련 자료 전시, 영상물 상영, 편지쓰기, 소규모 강연 공간으로 쓰인다. 3층엔 부산항을 바라볼 수 있는 하늘전망대와 함께 우체통이 설치됐다. 이 우체통에 넣어둔 편지는 동구가 일정 기간마다 수거해 수취인에게 보내준다. 동구는 이곳에서 청마음악회·영화제, 미술교실, 자서전 쓰기, 인문학 강좌 등을 열어 지역주민의 문화 및 소통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동구는 13일 경남여고 교문 앞에서 경남여고∼부산일보∼수정가로공원까지의 도로를 청마기념 ‘시인의 길’로 명명하는 기념식도 했다. 행사에는 당시 청마로부터 졸업장을 받은 경남여고 35기 졸업생들도 참석했다.

인근 장기려 박사 기념관에서는 15일 장 박사의 제자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참스승의 업적과 인간존중 사상을 되새기는 행사가 열린다.

경남에서도 이색 행사가 이어진다. 고성 동중학교와 함안 칠서초등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은 함께 동네 뒷산에 오른다. 창원 안남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둘레길을 걷는다.

함양중학교는 스승의 날을 ‘창의적 체험활동일’로 지정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체육대회를 열고 교직원들은 승마체험을 한다. 함양 유림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1일 교사로 나선다. 창원 신방초등학교는 학부모들을 초청해 교육기부 강연과 함께 과학실험, 종이접기, 응급처치 등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창녕여고는 사제동행 릴레이 달리기, 잘 모르는 선생님 이름 알기 등 행사를 개최한다. 창원 도계중학교는 지역 기업의 최고경영자 초청 강연회를 열고 학생들이 선생님의 캐리커처를 그리는 행사를 마련한다. 고성 동해초등학교는 옛 스승님께 감사편지 쓰기 시간을 갖는다. 경남도교육청은 5월 한 달간 자녀들의 담임선생님 대신 자신의 스승을 찾아 감사를 표하는 ‘스승 찾아뵙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부산시교육청은 15일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제32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열고 689명의 교원을 포상한다.

조용휘·강정훈 기자 silent@donga.com
#스승의 날#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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