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10년 넘게 서울 서부권 일대를 떠돌며 혼자 사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훔쳐온 50대 남성이 유전자(DNA) 대조로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새벽 시간 집안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강간 등)로 박모 씨(55)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박 씨는 2002년 10월 29일 새벽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에 방범창을 뜯고 침입, 잠자던 여성을 성폭행하고 현금을 빼앗는 등 2002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마포·서대문·은평구 일대에서 여성 9명을 성폭행하고 56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박 씨는 신속한 도주를 위해 주로 2층 이하의 주택을 범행대상으로 삼았으며, 건물 외벽의 가스 배관을 타고 올라가거나 주차된 승합차를 밟고 집안에 침입했다.
박 씨는 의류와 신발 등을 훔쳐 다른 범행에 사용하고 버렸으며, 범행 때마다 옷을 바꿔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의 치밀한 범행은 결국 유전자 대조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 2월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한 남성이 가스배관을 타고 집안으로 침입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신고를 받고 CCTV 영상을 분석, 박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단순절도 사건이라 여기고 조사를 하던 중 박 씨에게서 최근 발생한 성폭행 사건에 대한 혐의점을 발견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박 씨의 유전자에 대한 긴급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박 씨의 유전자가 8건의 미제 사건에서 확보한 성폭행 용의자의 유전자와 일치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박 씨를 추궁해 범행을 자백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2002년부터 10년 넘게 범행을 저질렀지만 절도로 수차례 복역했을 뿐 성폭행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수억 원대의 땅과 현금을 갖고 있었지만 상습 절도벽과 성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행을 계속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는 불이 꺼진 집에 들어가 금품을 훔쳤고 여성이 집에 있으면 성폭행도 일삼았다"며 "추가 범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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