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가해학생에 “힘내라” 철없는 친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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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일간베스트 저장소
출처=일간베스트 저장소
경북 경산 고교생 최모 군(15) 자살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생의 카카오스토리에 친구들이 응원하는 댓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경 경산 사건 가해자 A군(15)의 카카오스토리라는 화면이 캡처 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게시판에 올라왔다. 카카오스토리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A군은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자신의 카카오스토리에 "사죄합니다. 지은 죄만큼 벌 받고 오겠습니다. 모든 지인들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문제는 A군과 카카오스토리로 연결된 다른 친구들의 반응이다.

"형 힘 내", "잘 견디고, 힘내그라. 어깨 쭉 펴고", "지은 죄만큼만 받고 와라, 더 이상은 못 기다리니깐" 등 응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한 술 더 떠 "무얼 잘못했는데, 네가?", "사나이는 한 번쯤 징역 갔다 와도 된다", "너도 들을 소리 안들을 소리 너무 들었다. 이제 개안타" 등 가해자의 편을 들다 못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글도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했다. "형 힘내라는 걸 중학생들이 치고 있다는 게 화가 난다(미OOO), "중간에 사나이는 한번 징역 갔다 와도 된다니, 예비 징역자네"(미OOO)라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런가 하면, "저 친구들 부모님에게 전부 알리고 창피함을 알게 해줘야 한다"(물OOO), "모르는 사람이 보면 피해자인 줄 알겠네"(ㅂOOO), "힘내긴 뭘 힘내냐? 사람 죽여 놓고"(NOOO)등의 비판도 거셌다.

경찰은 학교에서 '짱'으로 통했던 A군이 2011년 7월경 교실에서 최 군을 불러 세워 놓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바지를 내리도록 했다는 동급생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최군 폭행 사실만 인정하고 바지를 내리게 한 것은 B군이라고 주장했다.

A군 등에 시달리던 최 군은 '지금처럼 해서는 학교폭력을 못 잡아낸다'며 '폐쇄회로(CC)TV를 (사각지대가 없도록) 설치해야 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11일 자신의 집 아파트 23층 복도 창문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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