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파도 바람 친구 삼아 700리 길… 봄이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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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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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맷길’ 9개 코스로 새단장

갈맷길 4코스 구간인 송도해안볼레길 전경. 부산시 제공
갈맷길 4코스 구간인 송도해안볼레길 전경. 부산시 제공
건강은 길에서부터 시작된다. 길에서 계절의 싱그러움을 느끼고 더불어 절경까지 감상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강릉 바우길, 영덕 블루로드처럼 부산에는 갈맷길이 있다. 부산을 상징하는 갈매기와 길을 결합한 말로 시민 공모를 통해 지은 이름이다. 2009년부터 산과 바다, 강과 온천이 어우러진 부산에 갈맷길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부산시는 시 전역을 순환하는 갈맷길 264km에 대한 정비 공사를 끝내고 14일 ‘갈맷길 이용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그동안 기존 갈맷길 21개 코스를 9개 코스(20개 구간)로 변경하고 15억 원을 들여 코스별로 이정표, 쉼터, 난간대 등 편의·안전시설 14종 2만4000여 개를 설치했다. 갈맷길 지킴이 겸 안내자 60명을 뽑아 운영한다. 해운대해수욕장, 승두말 해파랑길,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대, 송도해수욕장, 성지곡 어린이대공원, 범어사 등 기존 관광안내소에 갈맷길 안내소도 추가로 설치했다.

시민 건강을 챙겨주면서 관광객도 끌어들이기 위해 1월부터 ‘갈맷길 도보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행자 수첩에 스탬프 날인과 완주 인증을 받으면 기념품을 준다. 이달부터 11월까지는 매월 일반 시민, 걷기동아리 등이 참여하는 테마별 시민걷기행사도 연다. 16일에는 시민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구 40계단 앞 등 15곳에서 갈맷길 걷기행사가 펼쳐진다. 다음 달과 10월에는 시민과 부산시 전체 공무원이 참가하는 갈맷길 바로 알기 걷기체험행사가 열린다. 해수욕장이 문을 여는 6∼8월에는 해수욕장 인근 갈맷길 엿보기 행사가 곁들여진다. 10월에는 걷기, 문화행사, 세미나 등으로 꾸미는 축제도 열린다.

기초자치단별로는 해운대 삼포 걷기대회(해운대), 송도해안볼레길 스토리텔링 체험 및 달빛걷기대회(서구), 백양산 숲길 슬로 워킹대회(부산진구), 쇠미산 토요 에코스쿨(동래구) 등 45개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부산 갈맷길의 매력은 해안길, 숲길, 강변길, 저수지길 등 ‘종합 세트’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7개 해수욕장과 이기대, 신선대, 몰운대, 태종대 등 빼어난 절경들은 덤이다. 근접성과 편의성도 큰 장점이다. 실핏줄처럼 연결된 대중교통은 언제 어디서든 걷기를 돕는다.

9개 코스 중 해운대 문탠로드에서 남구 오륙도 유람선 나루터에 이르는 이기대길(2코스)이 갈맷길의 보석이다. 깎아지른 해변길 밑으로 파도가 부서지고, 중간중간에는 영화 ‘해운대’, 드라마 ‘적도의 남자’를 촬영한 곳도 나온다. 오징어잡이 배와 도심 야경이 대비를 이루는 밤길은 환상적이다.

기장군 임랑해수욕장∼수산과학원∼일광해수욕장∼죽성만∼대변항∼오랑대∼해동용궁사∼송정해수욕장∼해운대 문탠로드인 1코스는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다. 3코스는 오륙도 유람선 나루터∼신선대∼유엔기념공원∼부산진시장∼초량성당∼국제시장∼자갈치시장∼남항대교로, 부산 냄새가 물씬 풍긴다. 낙동강 하굿둑에서 천가교에 이르는 5코스는 오밀조밀한 해안길과 흑백사진 같은 어촌마을이 정겹다. 상현마을에서 민락교까지 8코스는 사색 구간이다. 투박한 바닷길과는 달리 회동수원지 길을 걸으면 발걸음조차 소음으로 느껴질 정도다. 부산시내 주요 호텔, 16개 기초단체 안내데스크, 관광안내소 등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갈맷길 지도가 비치돼 있다. 조성호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은 “갈맷길을 잘 관리하고 다양한 행사를 곁들여 ‘걷고 싶은 도시 부산’의 명품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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