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道 산하기관장 첫 ‘도민 검증’ 임용

  • 동아일보

로봇재단원장에 조용호 씨 “검증 방식 부실” 여론 고개

‘2% 부족한 검증 시스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지난달 “도 산하 출자 출연기관장은 도의회 인사청문회 대신 내부 검증 및 도민 검증을 거쳐 임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임용자가 나왔다. 홍 지사는 공석이던 경남로봇산업진흥재단의 새 원장으로 조용호 전 경남신문 부사장(57·사진)을 임용했다. 조 원장은 12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갔다.

조 원장은 임용까지 몇 단계를 거쳤으나 ‘무혈입성’에 가까웠다.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대표와 도립거창대 총장 내정자가 임용 직후 사퇴하거나 내정 단계에서 중도 하차한 것과도 크게 대비됐다.

조 원장은 서류전형과 면접, 경남도 감사실의 내부 검증(3월 1∼5일)에 이어 경남도 홈페이지를 통한 이른바 ‘도민 검증’(6∼10일)을 통과했다. 경남도는 “내부 검증 과정에서 원장 업무를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요소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도청 홈페이지에 ‘자기소개서’와 ‘직무계획서’를 올린 결과 42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여기서도 비위 전력이나 부정적인 의견은 거의 없었다고 경남도는 설명했다.

28년간 언론사에만 근무해 전문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경남도 정장수 공보특보는 “로봇재단 설립 목적이 로봇랜드 조성 및 운영, 벤처산업 육성 등이며 무엇보다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며 “조 원장의 역량에 비춰 볼 때 경남도와 창원시, 그리고 민간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민 검증 방식에 대해서는 대폭 보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한 야권 도의원은 “자기소개서와 직무계획서만 제시하고 도민들에게 검증을 하라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보다 자세한 개인정보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홍보 부족으로 도민들의 관심이 낮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견 접수 기간을 수∼일요일로 정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 공보특보는 “앞으로는 인터넷방송과 페이스북, 트위터에도 내용을 올릴 계획”이라며 “재산과 범죄 경력 등 개인정보는 공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 임용 대상자는 람사르환경재단 대표로 28일부터 4월 3일까지 내부 검증과 도민 의견 청취가 진행된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홍준표 경남도지사#도민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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