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호 한국뉴욕주립대 총장이 11일 인터뷰를 통해 “미국 본교만큼 뛰어난 성적과 자질을 갖춘 신입생들이 입학한 만큼 글로벌 인재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뉴욕주립대 제공
“정부와 인천시가 수천억 원을 지원해 조성한 송도 글로벌캠퍼스는 단순히 해외 대학 몇몇을 유치하는 구역이 아닙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배후에 있었던 스탠퍼드대처럼 송도국제도시를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국 최초의 해외 대학이자 글로벌캠퍼스에 첫 둥지를 튼 한국뉴욕주립대 김춘호 총장(55)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처럼 우수학생과 장학금, 산학연구소 유치를 위해 각국 대사관과 기업체, 정부기관을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다.
그는 정·관·학계의 쟁쟁한 인사들을 초빙해 이 대학의 ‘창의경영’에 도움을 줄 ‘자문위원회’ ‘확산위원회’ ‘실무위원회’ 등의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중 1960년대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신동식 자문위원장은 12일 한국뉴욕주립대 학부과정 입학식에서 특강을 했다. 그는 입학식 2부 특강에서 196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초창기부터 주도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산업발전 50년사를 설명했다.
김 총장은 “한국의 중공업 산업, 정보기술(IT) 산업을 뿌리내리게 한 인사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CEO 출신 인사가 학생들의 멘토로 활동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국내 대학과 다른 방식의 수업이 진행된다고 하던데….
“미국 하버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등 해외 명문대에서 전통적으로 운영하는 ‘레지덴셜 칼리지(RC)’를 업그레이드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 학생이 기숙사생활을 하기 때문에 매주 화, 목요일 정규수업을 마친 뒤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강좌를 한다.”
―RC를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1학년은 꿈과 희망, 목표, 2학년은 글로벌 체험, 3학년은 리더십과 기업가 정신, 4학년은 개인별 관심 국가 연구 등 학년별 주제를 정해 정체성과 삶의 목표를 찾는 전인교육을 말한다. 멘토와 수시로 상담을 하고 노벨상 수상자 등 유명 인사들도 만나게 된다.”
―뉴욕주립대 본교와 어떤 관계인가.
“한국뉴욕주립대는 분교가 아니라 뉴욕주립대의 65번째 캠퍼스다. 이번 첫 학부 신입생은 미국 동부 명문대로 꼽히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의 졸업장을 받게 된다. 이후 세계적인 패션 특수대학인 FIT와 버펄로, 올버니, 빙엄턴 등 다른 뉴욕주립대도 송도에 개설하면 이들 대학을 선택해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FIT의 개교 시기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8월 FIT 학장단과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참가하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FIT 정규과정이 개설되려면 교육부 승인 기간을 감안해 2년 정도 걸린다. 올여름 FIT 교수진이 파견돼 2∼3주 단기 연수과정을 진행할 것이다. 국내 수요에 따라 연수기간과 수강생 규모가 탄력적으로 조정될 것이다.”
―추가로 문을 열 다른 뉴욕주립대는 어떤 학과에 중점을 두고 있나.
“스토니브룩과 쌍벽을 이루는 버펄로는 국제무역, 경영, 영어학과를 유치하려고 한다. 올버니는 행정학, 정치학, 교육학이고 빙엄턴은 인문사회계열 쪽으로 협의 중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캠퍼스가 되려면 다른 대학도 빨리 합류해야 할 텐데….
“바이오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겐트대와 미국 조지메이슨대가 내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대학이 들어와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글로벌캠퍼스 내에는 여러 대학이 공동으로 사용할 1900석의 대강당, 4000석의 체육관, 수영장, 도서관 등의 시설이 이미 완공돼 있다. 각 대학이 기숙사를 별도로 갖추게 된다.” ▼ 한국뉴욕주립대는 ▼
전원 기숙사… 뉴욕 스토니브룩서 1년 교환수업
한국뉴욕주립대의 기술경영학 학부과정 신입생 입학식이 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렸다. 입학식에는 새뮤얼 스탠리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총장, 오명 KAIST 이사장, 송영길 인천시장 등이 참석했다.
첫 학부 입학생은 외국인 5명을 포함해 27명이다. 이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학년 때 뉴욕 스토니브룩 본교에서 1년간 의무적으로 교환수업을 받아야 한다. 이 학과의 정원은 100명으로 나머지 70여 명은 9월 가을학기에 입학한다. 가을학기 입시 지원은 15일까지.
한국뉴욕주립대는 학부생 정원의 50%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 우수학생으로 채울 계획이다. 대학 측이 우수학생에게는 학비와 생활비 전액을 지원한다. 첫 신입생 27명 중 장학금을 받는 학생은 3명이지만 가을학기 때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해외 대학인 한국뉴욕주립대의 학부 신입생은 3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입학사정 결과 고교 성적이 평균 1∼2등급이었다. 032-62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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