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중도와 근화동 일원에 조성될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조감도. 중도와 다리로 연결되는 근화동 일대는 미군부대인 캠프페이지가 폐쇄돼 개발을 앞두고 있는 곳이다. 강원도 제공
강원 춘천시 중도는 지난해 여름까지 지역 대표 유원지였다. 넓은 운동장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캠핑장, 수상 레포츠 등이 조화를 이뤄 대학생 MT는 물론 가족 단위 나들이 명소로 사랑받았다. 그런 중도가 지난해 8월 ‘레고랜드’로의 변신을 위해 폐쇄됐다. 개장 27년 만이었다. 강원도는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개발’에 큰 기대를 있다. 그러나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 5개국 6곳에서 사랑받는 종합 테마파크
레고랜드는 블록 장난감인 레고를 테마로 한 세계적인 종합 테마파크. 12세 미만 어린이를 위한 놀이·교육시설이자 동반 가족이나 연인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관광 코스다. 덴마크 영국 미국 독일 말레이시아 등 5개국 6곳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에서 개장한 레고랜드는 3개월 동안 200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개발은 상중도와 하중도, 근화동 일원에 레고랜드를 비롯해 워터파크, 아웃렛, 호텔, 콘도, 공연장, 박물관, 스파빌리지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올해 6월 기공식을 열고 2016년 7월 테마파크를 개장하며 전체 사업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면적은 132만3000m²(약 40만 평)로 총사업비는 5683억 원. 레고랜드 테마파크 건설에 3000억 원, 터 매입비 700억 원, 박물관 건립 100억 원, 중도 상가 건설비 280억 원, 기반시설 공사비 270억 원, 문화재 발굴 운영비 338억 원, 근화동 개발 및 예비비 995억 원 등이 포함돼 있다.
레고랜드 코리아 개발의 사업 주체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PC에는 2005년 레고랜드를 인수한 영국 멀린그룹과 강원도, 현대건설, 한국투자증권, 일진전기, LTP코리아 등이 포함돼 있다. 멀린그룹이 레고랜드 테마파크 운영을 맡고 SPC가 테마파크 조성과 중도 상가 분양 및 개발을 담당한다. 사업비 가운데 멀린그룹이 1억 달러를 직접 투자한다. 나머지는 특수목적법인의 출연금과 금융기관 차입, 분양 수익금, 터 매각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 제방 축조, 교량 재원 과제를 풀어라
22일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주제 발표를 한 김혁 테마파크파라다이스 대표이사는 해외의 성공적인 테마파크 사례를 예로 들며 “테마파크는 조국을 먹여 살릴 장치”라고 설명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가 운영되면 연간 200만 명이 방문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폭제가 되는 것은 물론 건설 과정에서부터 2만1000여 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산 유발 효과가 10년간 5조 원, 지방세수는 10년간 440억 원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지난해 제방공사로 제동이 걸렸다. 춘천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이 4대강 사업으로 추진 중인 중도 제방공사를 반대하자 사업 주체인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제방 축조를 중단한 것. 강원도는 환경 파괴 최소화, 시민 휴식 공간 대체 용지 조속 마련 등을 내세워 제방 공사가 진행되도록 할 방침이다.
중도까지 연결하는 교량 건설을 위한 재원 확보도 문제다. 교량은 멀린 그룹이 투자 조건으로 요구한 사안. 길이 900m, 폭 25m(4차로)의 교량 건설에는 680억 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강원도는 사업비를 국비와 지방비로 절반씩 충당하기로 하고 2014년 국가 예산 대상사업으로 신청했다. 멀린그룹에 테마파크 터를 50년간 무상 임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퍼 주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호텔 아웃렛 등 투자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다.
황영수 강원도 레고랜드추진단장은 “춘천시가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마땅히 관광객들에게 내세울 관광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레고랜드는 기존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다음 달에 주주 간 협약이 체결되면 사업 설명회 등을 통해 전문 사업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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