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남도교육감이 몸통”… 금주 사법처리할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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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 시험유출 수사 분수령
중등합격 16명 등 20명 연루… 金교육감측 “자백 강요받아”

충남교육청 교육전문직(장학사)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지방경찰청이 음독으로 입원 중인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을 밝혀 이번 주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육감이 구속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 경찰, “김 교육감이 몸통” 사법처리 자신

경찰은 그동안 김 교육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2차례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광범위한 방증조사를 통해 김 교육감을 사실상 이번 사건의 몸통이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장학사 김모 씨가 수차례 조사를 통해 김 교육감에게 돈을 받은 사실 등을 실시간 보고했고 김 교육감이 구속된 장학사들과 대포폰으로 여러 번 통화한 점 등을 들어 김 교육감 구속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사용한 대포폰 통화기록을 조사한 결과 김 장학사 등의 진술 내용이 모두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주까지 교육전문직 시험문제 유출 사건 가담자 22명의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경찰 조사결과 중등 분야 합격자 16명을 비롯해 초등 분야 합격자 2명, 논술·면접출제위원 2명 등 모두 20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현재 드러난 범행에 대해 이달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한 뒤 일부 초등 분야에서도 시험문제가 유출된 정황을 파악하고 다음 달 초부터 이 분야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독으로 순천향대 중환자실에 입원한 김 교육감이 일반 병실로 옮기면 곧바로 신병처리에 들어갈 것”이라며 “생명엔 지장이 없어 예정대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의 ‘사법처리’ 수위는 구속영장 신청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 김 교육감 측 “강압 수사” 주장도

한편 김 교육감 측 변호인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조사와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김 교육감이) 2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물리적 폭력은 없었지만 모욕적으로 협박을 당했다”며 “김 교육감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경찰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김 교육감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 ‘진술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교육감이 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는데도 이전에 음독자살한 장학사까지 언급하며 ‘교육감의 묵인이 한 생명을 앗아갔다’는 말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김 교육감의 지시로 문제를 유출했다’고 진술한 김 장학사와 김 교육감 간의 대질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김 교육감이 경찰의 1차 소환조사 직후 작성했다는 글이 최근 공개됐다. 김 교육감은 A4용지 6장 분량의 담화문 형식의 글에서 ‘경찰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를 의심하고 그들(구속 장학사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과 그물에 가두고자 자백을 강요했다. 수십 개의 언론이 경찰이 불러주는 내용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받아 적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충남교육청#장학사#시험문제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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