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가출청소년 찾아가는 ‘사랑의 밥차’

  • Array
  • 입력 2013년 2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밥 퍼주며 안식처 역할 해온 부천북부역 ‘청개구리 식당’
전용 밥차 18일 기부받아 “다른 곳서도 심야식당 열것”

2011년 초부터 경인전철 부천북부역 광장에서 늦은 밤에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청개구리 심야식당’. 부천희망재단이 이 식당에 필요한 밥차를 특수 제작해 19일 전달식을 갖는다. 부천희망재단 제공
2011년 초부터 경인전철 부천북부역 광장에서 늦은 밤에 거리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청개구리 심야식당’. 부천희망재단이 이 식당에 필요한 밥차를 특수 제작해 19일 전달식을 갖는다. 부천희망재단 제공
“이제 즉석 요리까지 할 수 있는 특수 차량이 생겼으니 조만간 다른 지역에서도 음식을 매개로 거리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경기 부천지역 가출 청소년들에게 포근한 안식처 역할을 해온 ‘청개구리 심야식당’이 전용 밥차를 갖게 됐다.

부천희망재단은 기부파티로 거둔 기금으로 특수 제작한 1.2t짜리 밥차를 청개구리 식당을 운영하는 부천 선한목자교회 부설 물푸레나무청소년공동체 이정아 대표(46·여)에게 19일 전달한다. 이 차량엔 가스레인지를 부착한 싱크대, 식기세척대, 그릇 보관시설을 갖추고 있다. 몽골텐트를 손쉽게 펼 수 있는 짐칸도 있다.

이 대표는 매주 화요일 오후 9시부터 밤 12시까지 경인전철 부천북부역 광장에서 청개구리 심야식당을 열고 있다. 대학생과 고등학생 등 자원봉사 활동가들도 식당에서 밥을 퍼주고 청소년 현장상담을 펼친다. 부천역 인근에서 배회하는 청소년 40∼50명이 식당을 찾아 주린 배를 채운 뒤 밥을 주는 이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

식당을 찾는 학생들은 대개 가출 청소년. 이 대표를 포함한 활동가 16명은 형, 누나 또는 친구와 같이 친숙한 관계가 될 때까지 청소년들에게 대화를 강요하지 않는다. 천막으로 임시로 설치된 심야식당에서는 재능기부 청년음악가들이 밴드 연주를 해주면서 거리 청소년들의 마음을 녹여준다. 이 대표는 “주변의 많은 도움으로 3년째 심야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가출 청소년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더 큰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재단은 이 대표의 청개구리 심야식당 활동을 듣고 지난해 12월 기업인, 교수 등 기부 여력이 있는 부천 지역 여론 주도 인사 20여 명을 초청해 식사와 음악 공연을 곁들인 기부파티를 열었다. 재단은 이곳에서 모은 3000만 원과 추가 모금을 통해 얻은 돈으로 이 대표가 가장 필요로 하는 밥차를 만들었다.

차량 외관은 부천의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소속 만화가들이 단장하기로 했다. 청개구리 만화 캐릭터를 기본으로 디자인 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식사 공급이 훨씬 원활해진 밥차를 이끌고 부천역 외에 부천 약대동 등 1, 2곳에서 추가로 청소년 심야식당을 열기로 했다.

부천희망재단 채민지 사무국장은 “선진국에서 자주 열리는 기부파티를 처음 열어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뜻 깊은 밥차를 만들었다”며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재단은 12월의 기부파티 말고도 부천시청 등 6개 기관 직원들이 참여해 불우이웃 성금을 모으는 ‘월급 끝전 모으기 운동’, 가게들이 수익금의 1%를 기부하도록 하는 ‘참 좋은 가게’ 선정, 자원봉사자 지원을 위한 ‘부천 참시민 육성 프로그램’ 등을 펼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청개구리 식당#심야식당#밥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