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울고싶은 직원들 뺨때려준 인천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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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당 줄어 씁쓸한데 후생비까지 늑장 지급”

“한때는 인천시 공무원이라는 자긍심이 있었는데 요즘은 타 시도 직원들이 부러울 때가 많아요.”

평소 직원들과 잘 어울리는 인천시 A 팀장(51)의 어깨는 요즘 축 처져 있다. 지난해 말 직원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기울이지 못한 미안함 때문이다.

“예전에는 자주 뭉쳤죠. 가끔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도 풀고 사무실에서 못다 한 얘기도 나눴는데 요즘은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서…. 솔직히 부하직원들 얼굴 보기 민망할 때가 많아요.”

인천시가 ‘재정위기 탈출’을 이유로 지난해 3월 이후 공무원수당을 삭감해 연간 100억 원의 절약을 추진하면서 공무원의 사기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5급 공무원의 경우 시간외수당과 연가보상비가 크게 삭감돼 쓸 수 있는 용돈이 없어졌다. 규정에는 67시간까지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있지만 수당이 삭감되면서 30시간 이내만 인정한다. 연가보상비의 경우 예전에 비해 60% 이상 줄었다. 하위직인 9∼6급 직원들의 연가보상비도 줄었다.

공무원 B 씨(48)는 “실제 급여가 20% 가까이 줄어 생활이 빠듯해졌다”며 “후배들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면 다음 달 내야 할 카드 값부터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일 지급해야 할 1월분 복리후생비(총 17억 원)를 1주일째 주지 못하다가 불만이 터져나오자 9일 오후 부랴부랴 지급하기도 했다.

복리후생비가 지급되기 전 시 내부 전산망에는 ‘복비(복리후생비의 줄임말) 언제 지급되나요?’ ‘너무하네요 정말… 아무 공지도 없이…’ 등 직원들의 볼멘소리가 올라왔다.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복리후생비 지급이 늦어진 것은 재정난의 문제가 절대 아니다”며 “지난해에는 국비보조금이 1월 2일 들어와 1월 4일 국비로 복리후생비를 지급했지만 올해는 국비가 9일 현재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9일 현재 인천시 금고 잔액은 1038억 원에 이른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급여#후생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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