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가구 “어,TV가 먹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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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서울-경기-인천 아날로그TV 송출 중단… 문의전화 폭주
디지털TV 구입하거나 컨버터 설치해야 시청

“갑자기 TV가 먹통이 돼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 회사원 김모 씨(서울 마포구)는 출근 전 아침뉴스를 보려 TV를 켰지만 ‘지지직’거리는 소리만 날 뿐 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TV가 고장 났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디지털 전환을 하지 않은 탓이었다.

31일 오전 4시를 기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지상파TV의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1956년 국내에서 방송이 시작된 지 56년 만이다. 이후 지상파 방송이 100% 디지털로 송출된 탓에 안테나를 이용해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던 아날로그TV 사용 가구는 하루 종일 TV화면이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디지털방송 콜센터에 문의전화가 몰리면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1만8000건의 민원이 콜센터에 접수됐다. 문의전화가 폭주해 이날 오후부터는 콜센터에 전화를 해도 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방통위 측은 “수도권 내 약 5만 가구가 아직도 디지털 전환을 안 한 탓”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 △디지털TV를 설치했지만 채널 설정 오류로 아날로그 방송을 보는 가구 △디지털TV 설치 뒤에도 아날로그 안테나(VHF)를 유지하는 가정 등도 추가로 디지털 전환 문의나 요청을 해올 것으로 방통위는 예측했다.

블랙아웃된 가구는 디지털TV를 구입하거나 기존 아날로그TV로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려면 디지털 컨버터를 설치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문의는 콜센터(국번 없이 124)에서 하면 된다. 방통위는 3월까지 우체국과 주민센터 등을 통해 디지털 컨버터를 보급하고 안테나 설치를 지원할 방침이다.

남은 과제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전체 1734만 가구의 13%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케이블, 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에 가입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시청자가 많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에도 케이블사업자들이 디지털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 전송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 1000만 명이 예전처럼 TV를 볼 수는 있다”며 “하지만 고화질방송과 양방향 서비스 등 실질적인 디지털 혜택을 못 보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아날로그 TV#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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