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행사도 강남스타일”… 2030 축제의 장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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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강남역 일대 새해맞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거리에서 수십 개의 대형 발광 풍선이 하늘로 동시에 날아가며 장관을 연출했다. 이노션 제공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 거리에서 수십 개의 대형 발광 풍선이 하늘로 동시에 날아가며 장관을 연출했다. 이노션 제공
발달장애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진 김민수 군(16·서울 봉화중 3년)이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10시 30분 서울 강남역에 있는 복합 무대공간 엠스테이지에서 생애 첫 연주회를 갖는다. 장애 영향으로 악보를 읽을 수 없는 김 군은 음을 듣는 것만으로 곡을 익혀 연주한다. 하지만 곡을 익히는 속도는 비장애인보다 2, 3배 빠르다.

피아노를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김 군의 소원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회를 여는 것이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현대자동차는 그를 응원하는 누리꾼의 댓글이 3만 건이 넘으면 연주회를 열어주겠다고 약속했고 김 군은 기적처럼 소원을 이루게 됐다. 현대차와 강남구가 함께 여는 새해맞이 행사 ‘브릴리언트 카운트다운 2013’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서울의 새해맞이 행사는 전통적으로 종로 보신각 타종같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열린 강남역 일대 행사는 사뭇 다르다. 20, 30대 젊은층이 많이 찾는 거리인 만큼 축제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행사장 일대에 1만여 명이 운집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올해는 레이저쇼나 미디어아트처럼 퍼포먼스 위주였던 지난해와 달리 ‘희망’이 콘셉트다. 그래서 김 군의 연주회 같은 시민 참여형 이벤트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형태 이노션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는 “올 한 해는 양극화, 이념 대립 등 계층 간 갈등이 컸다”며 “20, 30대들이 즐겨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행사의 취지를 알리고 김 군의 연주를 통해 서로 마음을 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강남역에서 신논현역에 이르는 850m 구간에서 시민들의 희망 메시지를 담은 60개의 초대형 풍선을 하늘로 띄워 보내는 이벤트도 열린다. 울랄라세션, 클래지콰이 등 유명 가수들도 공연한다.

주최 측은 무대가 마련된 곳 외에 고층 건물의 전광판과 거리 곳곳에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달린 차량을 설치해 많은 시민이 카운트다운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3, 2, 1” 하며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2013년의 시작을 알리는 시보가 울리면 ‘국민요정’ 손연재 선수가 대형 전광판에 등장해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현대차와 강남구는 강남역 일대 새해맞이 행사를 국내 대표적인 신년행사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 덕분에 강남이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인 만큼 강남역 새해맞이 행사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행사에 필적하는 명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강남역#새해#제야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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